뜨거운 삼성전자 주총, 215만 ‘동학개미’ 참여 “갤노트 이어간다”

수원=서동일기자

입력 2021-03-17 18:19 수정 2021-03-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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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단종된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애플에 비해 젊은층을 잘 공략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실 겁니까?”


1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는 과거 주총과 달리 톡톡 튀는 질문이 쏟아졌다. 올해 처음으로 주총의 온라인 중계를 통해 실시간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15만 ‘동학개미’, 특히 급증한 20, 30대 ‘젊은 주주’들이 보다 손쉽게 주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중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외부 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주주친화경영을 위해 온라인 주총 개최를 권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및 경영현황 관련 약 15개의 질문을 사전 및 실시간 접수해 답변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많은 질문을 받은 탓에 주총은 예년보다 1시간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총 현장에는 소액주주, 기관투자가 등 9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온라인 중계에 참여한 주주 수는 밝히지 않았다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을 묻는 주주에게 “삼성전자는 많은 제품들의 ‘연결’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경험을 주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근의 반도체 대란, TSMC와의 격차 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에 대해 “2분기(4~6월) 조금 문제가 될 것 같지만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로 보여 드리겠다”고 답했다.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은 파운드리 경쟁력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질문에 “삼성 파운드리가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선도 업체에 비해 생산능력이나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첨단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며 “효율적 투자로 격차를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 단종을 묻는 온라인 질문에 대해 고 사장은 “올해 초 S펜을 적용한 갤럭시 S21을 출시했기 때문에 하반기(7~12월) 노트 시리즈 출시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내년에도 노트 시리즈는 이어나가려 한다”고 답했다. 또 “브랜드 선망성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주총 현장에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주주들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에 대해 “이사회에서 해임을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여러 차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일부 주주들이 “회사를 위해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며 반박에 나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 사업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하고 회사의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사내·사외이사 재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통과됐다. 사내이사 재선임은 전원 98% 이상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과거에 흔히 볼 수 있던 ‘박수 통과’는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박수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관례가 젊은층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이날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안건마다 표결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날 온라인 중계시스템을 통해 주총에 참여한 소액주주 윤모 씨(37)는 “직접 경영진에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속 시원했다”고 말했다.


수원=서동일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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