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서 희비 엇갈린 ‘K웹툰’… 카카오-네이버, 이번엔 동남아서 격돌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3-16 03:00 수정 2021-03-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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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日서 웹툰 성공해 고무적”
카카오, 日 석권한 기세 이어… 6월 대만-태국 웹툰시장 진출
동남아시장 먼저 진출한 네이버… 현지 서비스 개편해 경쟁 대비
이해진 “日시장도 꼭 뒤집자”




“카카오톡이 일본에서 라인에 밀려 아쉬웠는데, 웹툰이 성공해 고무적이다.”(지난달 25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일본에서 픽코마(카카오 웹툰)에 밀렸다. 올해 뒤집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이달 11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일본 만화시장을 놓고 격돌했던 네이버의 이해진 GIO와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대만과 동남아 시장에서 다시 승부를 겨룬다. 카카오는 일본 시장 석권의 기세를 이어 6월 대만과 태국 웹툰 시장에 진출한다. 동남아 시장에 먼저 진출한 네이버 웹툰도 이에 대비해 비즈니스를 재정비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5일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카카오 웹툰은 6월 대만과 태국 시장에서 웹툰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8월 대만 타이베이(臺北) 신이(信義)구에 ‘카카오페이지 타이완’ 법인을 설립하고 현재 번역 등 서비스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태국에서도 이미 법인을 세운 상태로,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대만 시장을 발판 삼아 올해 안으로 중국 디지털만화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카카오가 당장 ‘넘어야 할 산’은 대만·태국 웹툰 시장에서 1위(월간 순 이용자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2014년 7월과 11월에 각각 대만과 태국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대만은 네이버 웹툰 플랫폼인 ‘라인웹툰’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펼친 첫 해외 진출국이다. 지난해 말 네이버는 라인웹툰과 라인망가를 라인웹툰으로 일원화하는 등 현지 서비스를 개편하며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대만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보유한 만큼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최근 일본에서 성과를 이어가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현재 일본 전체 만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픽코마의 지난해 거래액은 41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8% 급증했다. 웹툰 중 ‘나 혼자만 레벨업’은 픽코마에서 서비스된 이후 누적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섰다. 네이버(2013년)보다 늦은 2016년 4월에 일본에 진출했지만 현지화에 공을 들여 지난해 중반 이후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2위로 밀어내고 판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웹툰 시장은 최근 양사 창업자들이 직접 언급할 만큼 관심을 쏟는 주제이기도 하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달 사내 간담회에서 “처음 제가 제안했을 때는 ‘어떻게 일본에서 만화를 하냐’라는 반응부터 나왔는데,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엄청난 성장을 거뒀다”고 했다. 반면 이해진 GIO는 이달 11일 직원 간담회에서 “일본 웹툰 시장을 올해 꼭 뒤집자”고 다짐했다.

두 회사가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등에 나서는 등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스위트홈), 카카오(이태원 클라쓰, 승리호) 웹툰들이 영화, 드라마로 인기를 끈 이후, 이를 보고 다시 웹툰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났다”며 “지식재산권(IP)의 ‘원소스멀티유스(OSMU)’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웹툰 시장을 지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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