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신세계·롯데 참여…쿠팡 상장 이후 숨가쁜 유통업계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3-14 17:01 수정 2021-03-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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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 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 등이 최근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선다. 11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한 뒤 관련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숨가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신세계·롯데 참여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16일 진행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 메신저를 비롯한 IT사업을 기반으로 쇼핑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카카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참여가 유력하다. 쿠팡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무기 중 하나로 이베이코리아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인수 의지에는 다소 간의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신세계그룹은 가격 조건이 맞으면 확실히 인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오픈마켓 사업 개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베이코리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롯데그룹은 실제 인수 의지가 ‘반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신세계그룹과는 달리 롯데그룹은 일단 동향 파악을 위해 전략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차원”이라며 “지금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외연 확장보다는 내부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사임한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전무)의 후임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카카오, MBK파트너스 측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며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하지만 카카오는 ‘IT 맞수’ 네이버와의 경쟁,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가치 상승 등 두 회사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필요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쪽에서 제시한 5조 원 대가 아닌, 4조 원 이하로 매각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대봤다.

● 노무 이슈 맞닥뜨린 쿠팡, 배달 늘리는 편의점
상장으로 5조 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한 쿠팡은 공격적인 물류 투자를 예고했다. 현재 국내 인구 수의 70%가 쿠팡 물류창고와 7마일(약 11㎞) 거리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데, 모든 인구가 해당하도록 약 1조 원을 들여 물류창고를 늘리기로 했다.

쿠팡이 직면한 또 다른 현안은 노무 이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15, 16일 이틀 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앞서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쿠팡에 단체교섭 요구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쿠팡은 쿠팡이츠 배달기사 교섭 수용과 함께 로켓배송용 물류창고 근로환경에 대한 추가 개선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의 빠른 재편 움직임에 오프라인 유통 기업의 변화도 빨라져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전국 5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배달 서비스를 올해 전체 가맹점의 약 30% 인 1500여 개로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 오프라인 경계가 없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비자의 변화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통업계의 살아남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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