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사의…文대통령 ‘시한부 유임’ “적폐 청산하고 공정 세워야”

황형준 기자 , 한상준 기자 , 유성열 기자

입력 2021-03-13 03:00 수정 2021-03-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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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대책 입법 먼저” 내달 교체할듯
與 “특검하자” 野 “檢-감사원 투입”


눈 닦는 변창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수건으로 눈 주위를 닦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변 장관은 국토위에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날 오후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취임 이후 73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사의를 수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하지만 교체시기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변 장관이 주도한 2·4부동산대책 입법 작업이 마무리되는 게 먼저라는 뜻을 밝혔다. 전날 발표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에 대해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다음 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자 문 대통령이 ‘시한부 유임’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변 장관이 사의를 밝히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4부동산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투기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공급 대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기초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시한부 장관’이 된 변 장관은 이달 말 부동산대책 입법이 마무리되고 2차 신규 공공택지 선정이 끝난 이후인 다음 달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진회의에서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의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공직자와 LH 임직원 가족 친인척을 포함해 차명거래 여부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부동산 적폐’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합조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며 “특검을 정식으로 당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특검을 수용하고 야당과 즉시 협의할 것”이라고 즉각 호응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검은 시간 끌기”라고 반발하면서 “검찰과 감사원을 즉각 수사에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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