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분노에 변창흠 ‘시한부 유임’…또 어정쩡한 경질 택한 文

황형준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21-03-12 21:52:00 수정 2021-03-12 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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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2·4부동산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장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여권에서 변 장관 경질론이 커지는데도 변 장관이 주도한 2·4부동산대책이 표류할 것을 우려해 경질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인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다음달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결국 ‘시한부 유임’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정쩡한 경질’을 택했으나 사의는 수용한 만큼 ‘변창흠표 부동산대책’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卞 사의 수용으로 급한 불 끈 문 대통령
청와대에 따르면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이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사의 표명 여부에 대해 “아직 없다”며 “LH 사태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최대한 대안을 만들고, 근본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초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변 장관을 쉽게 경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문 대통령이 투기 의혹 사태가 터진 뒤에도 공공주택 공급론자인 변 장관이 주도한 2·4대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 하지만 11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두고 “변죽만 울린 수박겉핥기”라는 국민적 분노가 커지자 어쩔 수 없이 교체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 조사 결과 총 20건의 투기 의심 사례 중 11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시절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고 변 장관 해임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가 거세진 것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위원장은 당 대표 임기 마지막 날인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다. 대통령에게 국무위원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11일 변 장관에 대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향후 대선 행보가 이번 보궐선거 승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 국토부 장관 교체는 보궐선거 전? 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교체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4대책 관련 기초 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면서도 “시기를 딱 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2·4대책 관련 예산안과 부수 법안은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공공 주도의 부동산 공급 후보지역을 발표하고 다음달 중에는 15만호 신규 공공택지 입지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변 장관 교체 시기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4·7보궐선거 전인지, 이후인지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여기에는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끄는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도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찰 고위 인사안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사의 수용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행여 정권에 불길이 번질까봐 변 장관 혼자 책임지라는 ‘꼬리자르기’는 아니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는 이 사태에 대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사과와 함께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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