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동참하게된 쿠팡, 시총 100조로 美 데뷔…과제는?

뉴욕=유재동 특파원 ,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3-12 18:22:00 수정 2021-03-12 18: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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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입성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넘기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강의 기적’이란 믿을 수 없는 스토리의 일부가 돼 너무 흥분된다”고 밝혔다.

쿠팡이 대규모 자금 조달로 공격적 경영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노사관계와 규제 문제를 풀지 못하면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우려도 있다.

●“한강의 기적 일부된 것에 흥분”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첫날인 11일(현지 시간)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쿠팡의 시가총액은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5000억 원)에 이르렀다. 상장 하루 만에 글로벌 기업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약 890억 달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약 880억 달러)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삼성전자(489조5000억 원) 다음 가는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양분한 국제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쿠팡이 두 기업을 물리치며 시장을 지켰다”고 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이날 오전 경영진과 함께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건물을 찾았다. NYSE는 신규 상장 기업의 관계자들을 초대해 당일 거래의 시작을 함께 하는 전통이 있다. 월가의 NYSE 건물에는 이를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과 태극기가 내걸렸다. 증시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리자 김 의장은 크게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미국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화상 간담회에서 “상장 목표가 대규모 자금 유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자본시장에 가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 혁신 DNA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1960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 “노동과 규제 이슈 등 국내 문제 풀어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쿠팡이 이번 IPO로 45억5000만 달러가량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는 2019년 우버의 IPO(81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에 상장된 아시아 기업으로는 2014년 알리바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쿠팡은 조달자금으로 대대적인 물류·인력 투자에 나선다. 김 의장은 “공격적인 투자로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5만 개의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쌓인 누적 적자가 4조원에 이르지만 “적자가 아니라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증시에는 경영자 보유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이 있기 때문에 쿠팡이 적자를 감수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한층 고도화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초창기 물류 투자로 경쟁 우위를 확보한 상태라 다른 유통업체에 강력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의 타깃이 될 위험성과 택배노동자, 소상공인과의 협력 문제 등은 리스크로 남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의 미국식 경영 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노동과 규제 이슈 등 한국 내의 도전적 문제가 많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와 함께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 투자를 넘어선 콘텐츠 강화, 인공지능 활용 등의 추가 혁신에 따라 향후 입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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