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헐값 수용하려더니 투기”…과천지구 주민들 울분

뉴시스

입력 2021-03-10 10:20 수정 2021-03-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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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주택공급 반대'는 묵살…"차라리 백지화 해라"
"LH에 속았다"…보상가 현실화 요구, 본사 찾아 항의집회도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구 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속속 드러나자 현재 토지 보상이 진행 중인 과천 3기 신도시 토지주들과 과천 주민들의 상실감과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LH가 편입 토지를 헐값으로 수용하려고 안간힘을 써놓고, 구성원인 직원들은 조직적 투기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며 제대로 된 보상가를 요구하며 울분을 토했다.

더욱이 신도시 내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 일부가 과천·의왕사업단에 근무하는 직원들로 드러나면서 토지주들은 “과천 입지가 광명이나 시흥보다 좋은데, 투기가 없었겠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한다.

일부 주민들은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주택공급 반대는 송두리째 묵살해 가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사는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는 의혹 제기 1주일 만에 본격화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정부의 늑장 대처를 강하게 비난했다.

10일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주변에 만난 한 시민은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묻자 “남의 사유재산을 헐값에 수용하려고 안간힘을 써놓고 자기들은 투기를 했다는 말을 들으니,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민다”라고 했다.

이어 “사람이 양심을 떠나 이게 말이 되느냐”며 “과천지구 주민들은 보상 문제로 잠도 잘 못 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토지주들은 보상가가 ‘턱없이 낮다’며 LH 본사까지 찾아가 항의 집회를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토지주들은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들 상당수가 과천 의왕사업단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신들은 속았다“라며 관련 직원들의 일벌백계를 요구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토지주들은 지난 9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LH 과천·의왕사업단 앞에서 ‘국토부의 토지강탈 지구지정 취소하라’ ‘현시가 외면하는 강제수용, 헐값 보상 중단하라’ 등 항의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에 나섰다.

한 토지주는 “이번 투기 의혹 사태를 보니 LH로부터 속은 것이 많은 것 같다”라며 “정부는 차질 없는 주택공급을 외치고 있지만, 차라리 개발 계획 자체가 백지화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또 다른 토지주는 ”이번에 과천지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데, 조사 결과가 보상금에 나쁜 영향을 줄까봐 걱정도 많이 한다“라며 “LH 직원들의 사전 투기 의혹이 터졌을 때 주민들 사이에는 ‘올 것이 왔다’라는 말이 떠돌았다”라고 전했다.

과천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도시 중에 가장 입지가 좋은 곳이 과천“이라며 ”이곳은 2년여 전 과천지구 공공택지(3기 신도시) 자료 유출 사건이 터지기도 한 곳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2018년 8, 9월 전후 과천동 일원에 대한 부동산매입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속칭 힘 있다는 사람들의 공동투자 등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당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동 토지거래는 7월 7건에서 8월 24건으로 늘어난 가운데 기획부동산 수법인 ‘쪼개기 거래’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과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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