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절개-국소 마취 ‘추간공확장술’ 고령 고혈압 환자도 부담 없이 수술

이원창 순천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입력 2021-03-10 03:00 수정 2021-03-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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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이원창 순천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하수도관이 오래되면 녹이 슬고 내부에 이물질이 쌓여 막히면서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척추 역시 마찬가지다.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과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 신경을 압박하면서 다리 저림과 통증을 일으킨다.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협착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척추관이나 추간공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체 조직들이 노화되거나 충격을 받아 나타난다. 척추관과 추간공 주변의 인대나 뼈 등이 비대해지고 딱딱해지면서 공간을 좁게 만들고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특히 추간공 주변에 배수구 철망과 같이 미세하게 얽혀 있는 인대들에 이물질과 같은 염증 유발물질들과 유착이 엉겨 붙어 신경절을 자극하면 더욱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척추관의 넓이가 좁은 선천성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30대부터 시작되기도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50대에서 70대 사이에 나타난다.

초기에는 통증과 뻣뻣함을 느끼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앉아 있을 때는 통증이 덜하다가 꼿꼿한 자세로 걸으면 통증이 심해져 쉬었다 걸었다를 반복하는 보행장애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덜해 구부정하게 된다.

하수도관이 막혔을 때 전체를 뜯어내지 않고 배수구 철망 일부만 뜯어 이물질을 제거해 해결할 수 있다면 비용과 수고를 크게 덜 수 있다. 이처럼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 일부를 절제하고 신경 주위에 엉겨 붙어 있는 유착을 박리해 해당 공간으로 염증 유발물질을 제거하는 시술법이 추간공확장술이다. 협착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으로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넓어지면 교감신경기능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추간공확장술은 꼬리뼈 접근법이 아닌 병변 부위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특수키트를 이용한다. 절개는 3∼4mm 정도로 근손실이나 흉터는 물론이고 출혈이나 통증도 거의 없다. 추간공확장술은 최소 절개 및 국소수면마취로 30분가량이 소요되며 수술 예후도 좋아 고혈압, 당뇨 등의 내과적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에게도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추간공성형술은 신경성형술이나 풍선신경성형술 등 시술을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신경통로가 좁아진 환자, 척추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한 환자, 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환자 등이 받을 수 있다.

이원창 순천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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