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마디 붓고 극심한 통증… 일상 무너뜨리는 ‘류머티즘관절염’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3-10 03:00:00 수정 2021-03-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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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관절염 환자 80%가 여성… 35∼50세 젊은층서 흔하게 나타나
직장생활 어려워 사회-경제적 단절
발병 1, 2년 사이 관절 무너져… 조기 진단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류머티즘관절염은 5명 중 4명이 여성 환자일 정도로 여성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극심한 통증과 피로, 관절 변형 등 신체기능 장애를 불러올 뿐 아니라 우울감을 동반해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유발한다. 동아일보DB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77년 유엔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했다. 이후 세계 각계각층의 노력과 협력으로 여성의 인권과 노동권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고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질환은 여전히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류머티즘관절염은 5명 중 4명이 여성 환자일 정도로 여성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극심한 통증과 피로, 관절 변형 등 신체기능 장애를 불러올 뿐 아니라 우울감을 동반해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유발한다.


젊은층에 빈발하는 류머티즘관절염

류머티즘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의 지속적인 만성 염증으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뼈가 침식되는 증상인 골미란이 발생하고 결국에는 관절 파괴까지 이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긴 질환이지만 대부분 관절 파괴는 발병 1∼2년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발병 후 2년 이내에서 약 60∼70% 골미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는 2016년 10만 명에서 2019년 12만 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녀 환자 비율은 1 대 4이며 여성 환자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노인에서 발병률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 류머티즘관절염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35∼50세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단절은 실제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다양한 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0% 이상의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들이 발병 후 10년 이내에 정상적인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환자의 45%, 중증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 질환으로 정년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는 피로 증상으로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의 노동 생산성이 약 35배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되기도 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2017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환자의 약 30%가 노동 능력 손실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류머티즘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발의 여러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은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조 강직, 피로감 등이 있다.


치료 성과 개선된 JAK 억제제 도입에 주목

류머티즘관절염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염증을 조절해 통증을 줄이고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켜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메토트렉세이트 등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로 1차 치료를 하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나 생물학적제제로 변경 또는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진 상태인 ‘관해’ 달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관해에 도달했지만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020년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2379명의 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류머티즘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어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52.6%에 달했다. 생물학적제제와 경구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첫해에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하는 환자의 비율은 56.5% 정도였다. 이에 학회는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통증을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이며 통증 해소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개선 측면에서는 경구 표적치료제인 JAK(Janus kinase) 억제제가 꾸준히 도입돼 임상 현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AK 억제제는 경구제로 투약 편의성이 높은 데다 임상 연구 결과 기존 치료제 대비 관해 도달과 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보험급여가 적용된 유파다시티닙(출시명 린버크)의 경우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항류머티즘약제뿐 아니라 생물학적제제 치료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서 이들 치료 요법보다 관해는 물론이고 통증, 조조강직, 피로 등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는 “류머티즘관절염은 극심한 통증과 신체기능 장애를 야기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여성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협적인 질환”이라며 “여성의 사회 활동이 매우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방문해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최근에는 주사제가 아닌 먹는 경구제이면서 생물학적제제 주사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들이 개발돼 더욱 많은 환자들이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치료를 할 수 있어 약제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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