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 키우다 통증 느낀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을

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입력 2021-03-10 03:00 수정 2021-03-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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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중년(가명·49) 부장은 점심시간 웅성거리는 소리에 탕비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직원의 보온 도시락 뚜껑이 열리지 않아서 남자 직원들의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었다. 돌고 돌아 김 부장의 차례가 왔다. ‘퍽’ 소리와 함께 열리는 도시락에 환호성이 터졌다. 아귀힘이 센 김 부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팔 힘이 가장 센 직원으로 등극한 순간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팔씨름에 자존심을 걸고 대결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팔씨름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아귀힘, 바로 ‘악력’이다. 악력은 강한 남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팔뚝의 선명한 핏줄과 힘줄, 갈라지는 근육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외모적인 장점 외에도 악력에 센 사람은 신체도 건강하다. 악력은 단순히 팔 힘 이상으로 신체 전반의 근력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해외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악력이 강할수록 사망률과 고혈압, 심혈관질환 유병률 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이 건강의 척도로 활용될 수 있는 이유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도 악력이 약하면 빈혈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한다는 연구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센 악력은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어깨 근력과 상관관계가 높아 악력을 키우면 어깨 부상의 위험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의 근육인 ‘전완근’과 손목 주변의 근육이 발달해 현대인들이 많이 겪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종일 컴퓨터를 사용하는 40, 50대 직장인들이 강한 악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악력 운동법으로 악력기 활용을 많이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악력과 함께 몸 전체의 근력을 고루 발달시키는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를 추천한다. 악력을 키우는 운동을 할 때 손목 통증과 함께 아귀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한다. 우선 손목 관절과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위치를 바로잡는다. 이어 침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주입해 염증 해소와 손상된 신경 회복 속도를 높인다.

지금 이 순간도 모니터를 보며 책상에 앉아 일하는 모든 김 부장들이여, 악력으로 건강함을 뽐내보자. 새하얀 셔츠를 단단한 팔뚝 위로 걷어 올린 채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꽃중년’처럼 말이다.

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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