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두달여만에…또 ‘사법리스크’ 마주한 이재용 부회장

뉴스1

입력 2021-03-08 05:19:00 수정 2021-03-08 09: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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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들어가는 직원의 모습/뉴스1 © News1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 두달째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다시 법원에서의 ‘사법 리스크’를 마주하게 된다.

사실상 국정농단 사건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등과 관련해 기소된 이 부회장의 또 다른 재판이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만인 오는 11일 재개될 예정이어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4주 격리가 끝나 일반인 접견도 가능해졌지만 가족들의 면회도 받지 못한 채 변호인과 짧게 만나며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8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권성수)는 11일 오후 2시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전·현직 임직원 11명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합병 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을 둘러싼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2년 가량 당국의 수사를 받았던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대기업 총수 중에서 최초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의 결과 ‘10대3’이라는 과반이 훌쩍 넘는 표차로 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스스로 마련한 독립적 감시기구의 판단도 무시한 채 지난해 9월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등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 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합병 및 회계부정 재판은 앞서 지난해 10월 22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했으나 이후엔 국내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며 추후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됐고, 재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상태다.

이번에 열릴 재판은 사전 준비 절차에 해당되는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서 이 부회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에 이 부회장은 변호인들과 만나 재판 준비 과정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부로 구속 후 4주간의 격리가 끝나 일반 접견이 가능해졌지만 변호인을 제외한 누구의 면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방역지침상 한번의 접견 때 허용되는 시간이 10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부회장이 변호인과만 소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접견 횟수나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가족들이나 주요 경영진을 만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호인과 재판 준비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향후 재판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재계에선 이 부회장과 삼성이 또다시 장기간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며 상당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1심조차도 정식 재판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선 국정농단 사건처럼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진행될 걸로 예측해본다면 최소 3~4년은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현재 복역중인 이 부회장은 내년 7월에 형기를 마치고 나서도 또 다시 수차례 법원을 오가며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 안팎에선 국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나서야 할 삼성이 총수 부재로 장기적인 사업전략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비함과 동시에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핵심 의사결정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 중인 지금이 삼성이 직면한 최고의 위기 상황일 것”이라며 “문제는 지금처럼 위태로운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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