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0억에 산 포스코 소금호수 35조 추산”

변종국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3-05 03:00 수정 2021-03-05 03:1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아르헨서 인수 3년만에 100배로
리튬 매장량 220만t →1350만t
전기車 3억7000만대 배터리 생산
리튬 현물가격 뛰며 가치 크게 상승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리튬 염호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인수 당시 추산보다 실제 리튬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됐고, 또 최근 리튬 시세가 상승하면서 향후 예상되는 누적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지난해 7월 t당 5000달러에서 올해 2월 1만100달러(약 1230만 원)를 넘어서며 배 이상으로 올랐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차인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리튬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는 2018년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t보다 5배가량 많은 1350만 t의 리튬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기차 약 3억7000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 몽고메리사가 국제 공인 규정에 따라 매장량 검증을 수행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매장된 리튬을 포스코 기술로 2차전지용 탄산리튬으로 가공해 현재의 리튬 시세를 적용하면 앞으로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을 모두 더한 누적 매출액 35조 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2018년 3100억 원에 인수했던 염호가 3년 만에 10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2010년 포스코는 리튬 등 2차전지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리튬 추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개발과 리튬 생산을 위한 공장 설립 등에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사이 포스코는 염수가 아닌 리튬 정광(금속 성분의 함유율이 높은 광석)에서 직접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염수와 광산에서 모두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코는 2018년 호주 필간구라 리튬 광산 투자 및 리튬 정광 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도 인수했다. 투자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초기에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서 실패한 투자라는 평가도 많이 받았다. 장기적 관점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리튬 외에도 2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포스코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활용 사업과 호주 등 니켈 광산에 투자해 배터리용 니켈 공급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 전량을 의존하고 있는 2차전지 음극재 원료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인수했다.

지난해 9월에는 호주 서북부 필바라 지역의 로이힐 철광석 광산에서 배당금 500억 원을 받았다. 포스코가 2010년에 광산 지분 12.5%를 사들인 곳이다.

포스코그룹은 세계 20여 곳에서 철광석, 석탄, 망간, 리튬, 니켈 등 소재 사업 투자를 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 등을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