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많은 도심지역서 ‘코로나 확진’ 가장 많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3-04 03:00 수정 2021-03-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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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코로나 환자수 분석해보니
서울서 발생률 높은 곳은 종로구… 중구-중랑구가 다음으로 많아
유동인구 많은 상업지역도 영향
인구밀도 낮고 자연경관 좋은 인천 옹진군-전남 장흥군선 ‘0’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지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지역과 20, 30대 젊은층이 많은 지역의 확진 환자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교수팀이 2020년 1월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지역별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분석한 결과다. 박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환자(전체 7만3101명)를 전국 227곳 시군구별로 해당 지역의 인구로 나눈 ‘인구표준화’를 통해 분석했다. 자칫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여기에 인구밀도, 젊은 인구 비율, 상업지역 비율, 공원 및 녹지면적 비율, 공동생활시설 수 등의 감염병 취약 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코로나19 최다 발생은 대구 남구

3일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구 남구다. 인구 10만 명당 1006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곳은 지난해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된 곳이다. 그 뒤를 강원 철원군(10만 명당 466명), 전북 순창군(441명), 경북 청도군(400명) 등이 이었다.

철원은 지난해 11월 24일 하루에만 군부대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군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순창군의 경우는 지난해 12월 순창요양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집단 확진이 발생했으며 청도군은 지난해 초 청도대남병원의 집단감염으로 인해 순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인천 옹진군, 전남 장흥군 2곳이다.

서울에서는 종로구가 전국 6위(343명)로 환자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구(305명·전국 10위) 중랑구(267명·14위) 등이 뒤를 이었다. 광진구(173명·56위)가 서울 25개 구 가운데 환자가 가장 적었고 이어 금천구(174명·55위), 강동구(174명·53위) 등도 환자 발생이 적은 편이었다. 종로구는 지난해 12월 식당에서 시작한 집단 감염으로 인해 순위가 높아졌다.

지난해 감염자가 0명이던 인천 옹진군과 전남 장흥군은 인구밀도가 높지 않고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코로나19 발생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코로나19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지역의 인구밀도”라며 “특히 젊은 인구 비율이 높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지역 면적 비율이 높은 곳의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은 공원 및 녹지면적 비율이 낮을수록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인구밀도와 젊은층 비율이 전파에 영향

박 교수에 따르면 인구밀도와 젊은 인구 비율이 낮고, 상업지역 면적 비율이 낮은 곳은 인천 강화군(110위), 강원 홍천군(57위), 충북 괴산군(38위), 충남 청양군(60위), 전북 진안군(201위), 순창군(3위), 전남 신안군(224위), 경북 군위군(177위), 의성군(109위) 청송군(58위), 영양군(195위), 청도군(4위) 고령군(122위) 성주군(164위) 봉화군(30위) 경남 창녕군(182위) 산청군(140위), 합천군(172위) 등 18곳이 꼽혔다. 병원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뤄진 순창군과 청도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코로나19 발생률 50위권 밖이다.

반대로 인구밀도와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녹지와 공원 비율이 낮은 곳은 서울 중구(10위), 동대문구(16위), 서대문구(31위), 동작구(19위), 대구 중구(5위) 등 5곳이었다. 실제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발생 순위가 대부분 50위 안에 들어가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인구가 과밀화하고 좁은 지역의 유동인구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공원 및 녹지는 줄었다”며 “이는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확산에 더 취약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으로 근무와 여가를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구축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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