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햄버거 진상 승객’ 사과문…“허기져 예민했다”
동아일보
입력 2021-03-03 15:40 수정 2021-03-05 18:50
취식이 금지된 객실 내에서 햄버거 먹는 여성. 출처= 유튜브
KTX에서 햄버거를 섭취하는 것을 제지당하자 승무원과 다른 승객에게 행패를 부린 여성이 “예민하고 날카로웠던 게 사실이고, 참 미숙했던 대처였다”고 반성했다.
이 사건을 보배드림에 올려 공론화 시킨 글쓴이는 3일 “많은 분이 사과문 올리라고 해서 그 분이 보내온 사과문 올린다”면서 모바일 메신저를 캡처한 이미지를 게재했다.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여성은 “장시간 연속적 미팅을 끝으로 허기져있었고, 신경도 굉장히 예민하고 날카로워져 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개인적 상황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판단임을 인지하고 있고 참 미숙했던 대처였다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쪽(글쓴이)한테도 먼저 사과드리고 싶다”며 “당연한 지적을 그때는 왜 그리 크고 예민하게 받아들였는지 상황을 돌이키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햄버거 섭취한 여성 사과문. 출처= 보배드림
여성은 “그 날 열차 내에 있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고, 사과할 기회를 준 점에 너무나도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교차된다”며 “미숙한 행동과 처신에 대해 깊이있게 반성하며 앞으로는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일은 지난달 28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객실 안에서 벌어졌다. 문제의 여성은 취식이 금지된 객실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케이크와 햄버거 등을 먹었다.
승무원의 지시를 거부한 그는 항의하는 글쓴이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등의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천하게 생긴 X이 우리 아빠가 누군 줄 알고 그러냐”고 말하면서 아버지가 대체 누구냐는 반응까지 이어졌다.
이후 글쓴이는 여성과 연락이 닿아 사과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여성을 향한 비난에 대해 “이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글쓴이의 말에 분노감을 표출했다. 글쓴이는 이날 이와 관련 “누구 마음대로 혼자 사과받고 됐냐고 비난하시는데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하냐”면서 “아버지를 찾지 못한 분노가 나한테 쏟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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