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육박하는 추경안에…홍남기 부총리, 또 다시 ‘1패’ 추가

세종=송충현기자

입력 2021-03-02 11:55:00 수정 2021-03-02 11:59:4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4차 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가 19조5000억 원에 이르며 당초 정치권에 맞서 12조 원을 주장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적에 또 다시 ‘1패’가 추가됐다. 여권에서 추경 규모가 늘어난 것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으로 치켜세우며, 이 대표로부터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홍 부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2일 기획재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추경 최종 합의를 위한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 특별한 발언 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가 신속하고 넓고 두터운 지원이 필요하다는 당의 요구를 수용해 20조 원 수준의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추경은 한 마디로 ‘이낙연 표 추경’”이라며 이 대표를 칭찬했다.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정부의 반대에도 이 대표가 증액을 강하게 압박해 추경 규모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와 이 대표는 화기애애했지만 홍 부총리는 별 말 없이 먼 산만 봤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보편 지급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선별 지급을 고수하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당초 계획했던 추경 12조 원 선을 지키는 덴 결국 실패했다. 노점상 등 그간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이 대거 지급 대상에 포함되고 지원금 상한이 높아져서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27일 그간 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노점상을 지원 대상에 포함한 것도 스스로 강하게 주장한 결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4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정치권과 이견을 보이며 사퇴설까지 낳았던 홍 부총리는 지난달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 대표로부터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지적을 받은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며 기재부 안팎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서 일은 일대로 늘어나는데 기재부 측 주장은 하나도 먹히지 않고 있어 홍 부총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음 달 1일까지 부총리직을 유지하면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842일)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장수 경제수장을 차지한다. 관가에서는 홍 부총리가 4차 지원금 추경의 국회 통과를 기점으로 거취에 대한 생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홍 부총리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경우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행정부 내 불화설이나 추경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교체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