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주사기의 비밀공간 ‘0.3㎖’…폐기되는 백신 물량 채운다

뉴스1

입력 2021-02-27 21:47 수정 2021-02-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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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2021.2.27/뉴스1 © News1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주사기가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 횟수를 예상보다 최대 1~2회 더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가 백신 접종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으로 접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폐기해야 하는 백신 부족분을 메울 수 있게 됐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백신은 바이알 속의 백신 정량을 주사기로 뽑아낸 뒤 체내 주입하는 방식으로 접종된다. 보통 1바이알당 여러 번 접종이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정량 배분이 간혹 잘 안 이뤄져 남은 양을 버리게 되거나 의도치 않게 바이알을 떨어뜨리는 등의 여러 폐기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처음 접종하면서 특수기술로 개발된 국산 주사기 사용시 당초 예상보다 1바이알당 일정량의 백신이 남는 것을 확인했다.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때까지 한정된 백신을 제때 접종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접종분이라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7일 백신 접종 의료현장에 “접종 후 잔여량은 폐기량 감소를 위해 추가 접종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를 테면 최소잔여형주사기(LDS)를 사용하면 아스트라제네가 백신 접종량은 기존 1바이알당 기존 10명에서 최대 11~12명까지, 화이자 백신은 기존 6명에서 7명까지 늘릴 수 있다. LDS 주사기는 버려지는 백신 물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스톤과 바늘 사이 공간이 거의 없도록 제작된 특수 제품이다. 국내 기업 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 제품들이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이 날 오전 화이자 백신 접종 현장에서 “(백신) 동결된 게 해동되면 0.45cc(0.45㎖) 정도 있다”며 “1.8cc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cc 정도 되는데 (1회 주사량을) 0.3cc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1바이알당 접종받을 수 있는 인원을 공식적으로 늘리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화이자 백신은 1바이알당 6회 접종분으로 이미 허가 신청돼 있고, 간호사의 숙련도에 따라 바이알당 주사기에 담는 백신량이 정량이 아닐 수 있어 바이알마다 꼭 1회 접종분이 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1바이알당 잔여량은 딱 ‘1회 접종분’ 이상일 때만 추가 투여가 가능해졌다. 여러 바이알의 남은 양을 모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잔여량 투여가 의무는 아니다.

정부는 이번 잔여량 접종 목적에 대해 혹시 모를 폐기량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명확히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예로들면, 1바이알을 10명에게 접종하고도 남는 양을 접종하자는 것”이라며 “사용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버려지는 양을 줄여 원래 접종목표 인원을 접종하겠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뉴스1>에 “접종하는 간호사에 따라 잔량 발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접종 인원에 대한 정부 계획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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