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위기의 경제…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2-26 03:00 수정 2021-02-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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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파워 R&D 경영]‘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기업들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
R&D 투자로 제품 혁신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예상치 못한 변화와 위기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는 기업 활동과 투자를 대폭 위축시켰고, 기업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속에서 갈팡질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발견되는 '트렌드'를 잘 살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도 많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강화, 공격적 신사업 투자, 혁신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산업기술, 경영환경, 고객취향은 물론 지정학적 변화 등의 메가 트렌드를 따라잡지 않으면 결코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상이 아무리 위기일지라도 세상을 이끌고 있는 ‘트렌드’가 기업에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해오던 사업은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그동안 발 담지 않았던 신사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5 전략’을 발표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기존에 하던 내연기관차의 시장 점유 확대는 물론 미래 전기차,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자율주행, 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사업 전략 및 혁신적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수소 생태계 마련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로봇 스타트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로봇 모빌리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새로운 사명(社名)을 선보인 기아는 지난달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를 열고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을 제시하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제거한 ‘기아’로 거듭남으로써, 혁신적인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과감한 R&D 투자로 비즈니스 혁신에 나선다. SK는 △내재 역량의 혁신 △일하는 방식의 혁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우선 반도체·소재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도 지속할 방침이다. 2015년부터 과감한 투자를 해온 바이오 분야의 도약도 준비 중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가 코로나19 사태로 주목을 받으면서 SK는 신약 연구개발과 원료 의약품 생산, 마케팅 등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SK의 경우 바이오 연구개발은 SK바이오팜이, 의약품 생산은 SK팜테코가 담당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의약품 생산까지 갖춘 바이오 기업은 흔치 않은데, SK가 그만큼 바이오산업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LG그룹도 코로나19로 야기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특히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과 데이터 등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적으로 축적해 ‘질(質)’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나기로 했다. R&D는 물론 전사 디지털 전환, 미래사업 육성,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 등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조직 개편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지난해 12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다. 지난해 자동차 전지의 폭발적 성장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이루었고, 다수의 전기차 고객을 확보하면서 성장의 모멘텀을 재구축했다. 올해에도 수익 증대는 물론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발맞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가전제품 본연의 차별화된 성능을 더하는 것은 물론 고객 빅데이터가 연계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가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통의 철강 기업 포스코는 끊임없는 R&D로 기술 및 제품 혁신을 이끌어 왔다. 포스코는 최근 전기차용 강판 및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소개 개발, 친환경 탈황설비 핵심 소재 국산화 등에 성공했다. 전 세계 강판의 10분의 1은 포스코 제품일 정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친환경차 통합 브랜드 ‘e Autopos(이-오토포스)’도 공개했다. ‘e Autopos는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친환경차 제품 솔루션 통합브랜드다. 차체·섀시용 고장력 강판, 배터리팩 전용강재, 구동모터용 에너지 고효율 강판,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이차전지소재용 양·음극재 등이 제공할 계획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춥다고 집 안에서만 움츠리고 있으면 건강하게 봄을 맞이할 수 없는 것처럼, 코로나19 위기에도 기업들은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제대로 준비를 한 기업일수록 포스트 코로나 시기가 왔을 때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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