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극복 나선 한국 여성경영인들에 ♥를 보냅니다”

정미경 기자

입력 2021-02-24 03:00 수정 2021-03-08 16:1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프렌드십 인터내셔널]
바르바라 촐만 한독商議 대표


바르바라 촐만 한독상공회의소 대표가 여성경영인 모임 ‘위어 강연(Wir Talks)’ 행사를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 앞에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독상공회의소는 독일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직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지멘스 등이 굵직한 회원사들이다. 한독상공회의소를 8년째 이끌고 있는 바르바라 촐만 대표(54)를 최근 만났다.

“한국은 경제 발전은 말할 것도 없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로 독일에서 자주 거론됩니다. 한국인이 얼마나 유능한지는 함께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만 봐도 알 수 있죠.”

그의 관심사는 자신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한국인 여성들이다. 2017년 여성경영인 모임 ‘위어(Wir)’를 발족시킨 배경이다. ‘위어’는 독일어로 ‘우리’를 뜻하는 ‘비어’를 영어식 발음으로 변형한 것이다.

한국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8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수준, 임원직 진출, 육아휴가 등을 수치화한 지수다. 그의 경험담이다.

“동료 남자 직원과 함께 한국 기업을 방문하면 사장님은 저보다 남자 직원에게 먼저 명함을 건네고 악수를 청합니다. 제가 더 앞쪽에 서 있는데도 말이죠(웃음).”

그는 한국 여성들의 정보 공유, 네트워킹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허금주 교보생명 전무, 민희경 CJ제일제당 부사장 등과 의기투합해 40여 명 규모의 ‘위어’를 만들었다. 1년 단위의 멘토십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멘토’로는 고위 임원직에 오른 주한 외국 여성과 한국 여성 20명 정도가 활동합니다. 조언을 받는 ‘멘티’는 중간관리직이나 더 젊은 20여 명의 한국 여성이죠. 멘토는 기업 활동을 하며 서로 아는 사이이고, 멘티는 멘토가 추천하는 형태로 모집합니다. 멘토링 세션, 외부인사 강연 등의 수업을 받고 정규 활동을 마치면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가장 최근 행사로는 지난해 11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초청해 여성 기업인의 금융 이해도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여성 이슈는 한독상공회의소 활동에서도 빠질 수 없다. 촐만 대표는 한독상의가 주관하는 ‘이노베이션 어워드’에 지난해부터 ‘여성혁신기업인’ 분야를 창설해 이타스코리아의 젊은 여성 엔지니어 이보경 매니저를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촐만 대표는 독일 코블렌츠 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주미 시카고 상공회의소, 독일 상공회의소 본사 등을 거쳐 한국에 온 ‘상의통’이다. 4월 한국 생활을 마치고 헝가리로 이동한다. 그는 손가락으로 만든 하트 모양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독신인 저에게는 ‘위어’가 자식 같습니다. 기초를 잘 닦아놓은 만큼 왕성한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