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돌출 없어도 다리 붓거나 저리면 ‘잠복성 하지정맥류’ 의심을

박정민 기자

입력 2021-02-24 03:00 수정 2021-0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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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단층촬영으론 진단에 한계… 혈관초음파로 손상 부위 파악해야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운동하면… 혈액순환 도와 하지정맥류 예방


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대표원장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 속 판막이 손상돼 피가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역류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다리 피부 겉으로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있다.

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대표원장은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은 하지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며 “판막의 기능이 망가지면서 혈액이 정체하고 역류하기 시작하면서 혈관이 계속 늘어나 돌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징후 없이 병증이 진행되는 하지정맥류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다. 피부 겉으로 혈관이 돌출되거나 파랗게 비치는 증상 없이 내부적으로만 병증이 진행되는 형태다. 대체로 다리부종이나 저림, 쥐 내림, 수족냉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외견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하지정맥류를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잠복성 하지정맥류가 부종, 저림, 통증,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이유는 정맥순환이 정체돼 혈관 내에 노폐물이 축적되고 혈액의 역류로 부풀어 오른 혈관이 주변 신경을 압박 및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잠복성 하지정맥류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일시적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나 활동량이 줄어드는 오후나 저녁이 되면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다만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CT 촬영은 혈관의 형태만 볼 수 있을 뿐 병증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혈액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가 없어 하지정맥류 진단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CT 촬영 대신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혈관초음파 검사가 있다. 환자가 일어서 있는 상태에서 인체에 무해한 젤을 바른 뒤 초음파 탐촉자를 사용, 실시간으로 혈관 내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혈관 내부의 혈액 흐름을 토대로 원인이 되는 판막 손상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김 원장은 “혈관초음파 검사를 통해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의 경우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이 밖에 혈관경화 요법, 베나실, 클라리베인 등 환자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인 만큼 방치할 경우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 등으로 하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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