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km ‘인내’의 여행끝 화성 안착… 생명 흔적 찾을 흙 담는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2-20 03:00:00 수정 2021-02-20 17: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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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성탐사선 착륙 성공]
음속 16배로 대기권 진입해 착륙… ‘공포의 7분’ 통과에 통제실 환호
화성의 ‘1년’인 687일간 활동 예정
35억년 전 형성된 삼각주 지형서… 퇴적물 추정 토양샘플 첫 수집 목표






▶ 동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rzmd7RouGrM
https://mars.nasa.gov/resources/25473/perseverance-arrives-at-mars-feb-18-2021-mission-trailer


(동영상 출처 : NASA)


“터치다운이 확인됐다.”

18일 낮 12시 55분(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통제실에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긴장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연구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오전 5시 55분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NASA는 퍼시비어런스가 204일 동안 4억6800만 km를 비행한 끝에 화성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퍼시비어런스는 이날 오전 5시 48분 NASA 통제실에 착륙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퍼시비어런스가 착륙하는 7분은 대기권 진입부터 하강, 착륙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 개발에 27억 달러(약 3조 원)가 든 탐사선이 지면에 부딪쳐 망가질 수 있다. 통제실은 숨죽인 채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화성에서 지구까지 신호가 오는 데 11분 20초가 걸리기 때문에 착륙 돌입 신호를 받은 시점은 이미 로버의 착륙 성공 여부가 결정된 뒤다.

영어로 ‘인내’라는 뜻의 퍼시비어런스는 본체를 보호하기 위한 원뿔 모양의 캡슐에 몸을 접어 넣은 채 화성 대기권에 음속의 16배인 시속 2만 km로 진입했다. 캡슐은 대기권과 마찰로 80초 만에 1300도 이상 올라가는 고온을 막기 위해 앞에 열 보호 방패를 둘렀다. 대기권 진입 4분 후 속도가 시속 약 1500km까지 줄어든 퍼시비어런스는 지름 21.5m 거대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더욱 줄였다. 열 보호 방패가 떨어져 나가고 캡슐 속 퍼시비어런스와 스카이크레인(공중크레인)이 드러났다. 스카이크레인은 낙하산으로는 부족한 감속을 돕기 위해 역추진 엔진으로 속도를 시속 2.7km까지 줄인 후 나일론 줄로 퍼시비어런스를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퍼시비어런스가 착륙 후 앞과 뒤에 달린 카메라로 처음 보내온 화성 표면 사진은 드문드문 바위가 보이는 황량한 평지였다. 평평한 장소를 골라 제대로 착륙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백악관에서 TV로 착륙 상황을 지켜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로 “과학의 힘과 미국인의 독창성 앞에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말했다.

퍼시비어런스는 NASA의 9번째 화성 착륙선이자 5번째 화성 로버다. 길이 3m, 무게 1026kg으로 소형차 크기다. 6개 바퀴가 달렸으며 과학장비 7대와 카메라 23대를 장착했다. 플루토늄 원자력 전지를 쓰는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에서의 1년인 687일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별 임무는 화성 토양 샘플 수집이다. 화성의 흙을 지구로 가져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퍼시비어런스의 착륙 장소인 ‘예저로 크레이터’는 35억 년 전 강이 흐르며 퇴적물을 쌓아 삼각주를 만든 것으로 보이는 지형을 갖고 있다. ‘예저로(Jezero)’는 슬라브어로 ‘호수’를 뜻하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한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이 마을에 비슷한 삼각주 지형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퇴적물에 생명에 필요한 탄산염 등 유기물질이 풍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화성 탐사선도 이달 모두 화성 진입에 성공했다. UAE가 쏜 아랍권 최초 화성 탐사선 ‘아말’은 이달 9일, 중국이 쏘아 올린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화성 탐사 국가는 미국과 유럽, 인도에 이어 UAE, 중국까지 늘었다.

특히 중국의 톈원은 5월 화성 지면에 착륙한 뒤 화성의 지질 구조와 토양, 물과 얼음 분포를 조사할 예정이라 미국 퍼시비어런스와 더불어 미중 화성 탐사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도 화성 탐사를 계획 중이다.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2024년까지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화성 ‘터치다운’… 생명체 흔적을 찾아라

美 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 화성 착륙해 사진 전송 19일 오전 5시 55분(한국 시간) 화성의 생명 흔적을 찾아 나설 로버(이동형 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위는 로버를 실은 스카이크레인(공중크레인)이 하강하며 줄을 내려 퍼시비어런스를 착륙시키는 장면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아래는 퍼시비어런스가 착륙 후 지구로 전송한 최초의 사진으로 화성의 표면과 퍼시비어런스의 그림자가 보인다. 이동을 위한 지형탐사용 카메라로 촬영한 흑백 사진이다. 퍼시비어런스는 앞으로 화성의 1년에 해당하는 687일간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며 지구에 보낼 첫 화성의 흙을 채취한다. 착륙 장소인 예저로(슬라브어로 호수) 크레이터(움푹 파인 큰 구덩이)는 35억 년 전 강이 흐르며 퇴적물을 쌓은 흔적이 있어 과학자들은 유기물질이 풍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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