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5대 금융지주 회장, 코로나 대출 6개월 연장에 합의

뉴시스

입력 2021-02-16 17:20 수정 2021-02-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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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5대 금융지주 회장, 비공개 간담회
"하나금융 회장 선임, 회추위·이사회 판단 존중"
"배당축소 권고, 투명하게 한 것…관치 아냐"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국면이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현재의 코로나19 상황, 실물 여건, 금융권 감내여력 등을 감안할 때 다음달 말 종료를 앞둔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경우, 이자상환 유예를 포함해 6개월 연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 중인 이 가이드라인을 같은해 9월 말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오는 3월 말까지로 추가 연장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또 다시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추가 연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대출만기와 이자상환 유예를 추가로 연장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부실폭탄’ 위험을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도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인해 금융부문의 위험이 누적되지 않도록 충당금 적립, 차주 상시점검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연착륙 지원을 통해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고, 회장들이 동의를 해줘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연착륙이 필요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를 했고,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있으니 (검토 후)너무 늦지 않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유예종료 이후 개별차주 상황에 따라 차주가 상환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기·분할 상환 유도 등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 위원장은 또 거듭되는 대출만기 연장이 부실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없애고 코로나 상황을 방치할 것이냐, 코로나를 생각해서 리스크를 떠안을 것이냐는 것은 선택”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다만 리스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주나 금융회사에서 거기에 맞게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며 “당연히 금융기관이라면 리스크 관리 노력을 따로 할 것이고, 모르면 문제지만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잘 관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방역상황, 실물경제 및 금융부문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포함한 위기 관련 금융대응조치들을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배당 축소 권고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은행이나 금융지주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 지난해 코로나가 발생하고 금융사들이 취약해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해 미국이나 영국 금융당국도 배당을 자제하라고 했다”며 “하지만 자제라는게 막연하니,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금융위에 안건을 상정해서 의결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이 취지를 지주회장들에 설명했다”며 “관치나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하려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사회와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말하는건 적절치 않고 그분들 판단을 존중한다”며 “회추위나 이사회에서 지적한 내용을 다 알 것이니, 거기에 맞춰 합리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날 하나금융지주는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김정태 현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후보들이 법률 리스크에 막혀있어 숏리스트에 포함된 김 회장의 4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뉴딜펀드, 혁신기업 지원 등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미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은 위원장은 올해 최대 4조원 규모로 조성될 ‘정책형 뉴딜펀드’에 산업계, 운용사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금융권 전반에 걸쳐 적극적인 투자기회 제안, 매칭투자 등 ‘뉴딜투자 붐(boom)’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프로그램을 통해 1차적으로 정책금융이 자금을 지원하면서, 민간자금도 투자·대출 등을 통해 유망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혁신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나갈 계획임을 알렸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디지털·그린 등 미래혁신 분야에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투자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경영전략, 투자계획 등을 소개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금융정책 추진방향과 주요 과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은 위원장은▲금융회사-빅테크간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초장기 모기지 공급 ▲최고금리 추가 인하 등 주요 정책 추진현황과 과제를 소개하고, 금융권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한 금융권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뜻으로, 5대 금융지주에 꽃바구니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꽃바구니는 코로나19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 지원 목적을 겸한 것으로 7개 금융협회장, 19개 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에도 별도로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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