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 경총 부회장, 사의 표명 뒤늦게 알려져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2-14 18:58 수정 2021-02-14 19:04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동아일보 DB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해 경제단체 및 재계가 줄곧 우려를 밝혀온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 정부와 여당의 주장대로 통과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경총 내부 갈등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정기국회 종료 후 손경식 경총 회장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주변 경제계 인사들에게 “여당의 입법 논의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무력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총을 비롯한 경제단체 및 재계는 여당을 중심으로 기업 경영 부담을 높이는 법안이 나올 때마다 철회 또는 보완을 요구했지만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법안이 잇달아 통과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고, 이를 통해서라도 정부와 여당이 경제계의 간절함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경총 안팎에선 김 부회장이 2018년 선임된 후 기존 임원들과 내부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었고 이로 인한 갈등이 누적된 것이 사퇴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은 경제관료(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2007~2008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2013~2018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2018년 7월 취임한 김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김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경총은 이달 열리는 회장단 회의 및 총회에서 김 부회장의 후임 인사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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