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열지 않고 정맥 활용…병든 심장 판막 첫 교체

뉴시스

입력 2021-02-08 11:35 수정 2021-02-0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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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 국내 첫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 성공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 환자 하대정맥 역류 혈액 차단



심장 판막 질환자의 가슴을 열지 않고대퇴정맥을 활용해 병든 판막을 새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육 심뇌혈관병원 교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증을 앓고 있는 최모(52, 여)씨에게 수술 없이 대정맥을 이용해 병든 판막을 새 인공판막으로 교체해주는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CAVI)’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최 씨는 30대부터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는 제1형 당뇨병으로 투병해오다 7년 전 당뇨로 인한 만성 신부전이 발생해 혈액투석을 받아왔고, 협심증까지 겹쳐 다른 대학병원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또 당시 시행한 심초음파 검사에서 중등도의 삼첨판 폐쇄부전(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 삼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상태)이 발견됐다.

이후 최 씨는 2019년부터 삼첨판 폐쇄부전으로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으로까지 혈액이 역류했다. 이로 인해 간과 위장관에 혈액이 정체되는 충혈이 심해져 간경화와 위장병증까지 생겨 수술을 권고 받았다.

하지만 근육이 거의 없는 37kg의 마른 체격인 데다 오랜 시간 당뇨병 투병과 혈액투석으로 전신이 극도로 쇠약해져 심장수술의 위험이 너무 컸다. 그렇다고 약물 치료만 하기엔 증상이 심해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을 받게 됐다.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은 중증의 삼첨판 역류증 환자 중 수술 위험도가 높아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우선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를 토대로 하대정맥과 우심방, 간정맥들의 해부학적 구조를 평가하고, 적합한 판막을 선택해 대퇴정맥에 가이드 와이어(의료용 철사)를 통과시켜 판막의 이동경로를 확보한다.이후 설치된 유도 철선을 따라 30mm 자가확장 판막을 정확히 위치시키는 방식이다.

시술 결과 삼첨판 폐쇄부전으로 하대정맥으로 역류되던 혈액이 새 판막에 의해 성공적으로 차단됐고, 최씨는 지난 2일 퇴원했다. 그동안 하대정맥 역류로 인해 과도하게 유입된 혈액으로 지속돼 온 증상과 징후들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장 교수는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의 연이은 성공에 이어 이번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게 돼 무척 뜻깊다“며 “고령화로 심장 수술이 어려운 심장질환자들이 안전하게 시술받아 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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