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명가’ 일군 신춘호 농심 회장 경영일선서 물러난다

뉴스1

입력 2021-02-05 11:02 수정 2021-02-0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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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농심 회장 © 뉴스1

자본금 500만원으로 2조 ‘라면 명가’ 농심을 이끈 창업주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올해 92세의 고령이라는 점이 퇴진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 농심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물러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창업주 1세대 경영 마침표

농심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신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 16일까지로 56년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농심의 이번 주주총회에는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현재 신 부회장과 박 부회장은 각자 대표이사를 맡으며 농심을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주식회사’ 창립 이래 장인정신에 입각한 최고의 품질과 기술로 식품 한 길 만을 걸어왔다. 라면업계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어 1965년 9월 첫 제품 ‘롯데라면’을 출시했다.

1970년에는 국내 최초로 짜장면을 인스턴트화해 제품을 출시했으며 1975년도에는 농심의 히트작 ‘농심라면’을 출시했다.

1978년에는 ‘농심’으로 사명을 바꾸고 라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80년대 접어들어 경기도 안성에 스프 전문공장을 세워 너구리를 비롯해 Δ육개장사발면 Δ안성탕면 Δ짜파게티 Δ신라면 등 대형 히트상품들을 탄생시키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1990년대는 Δ오징어짬뽕 Δ생생우동 Δ신라면컵 및 신라면큰사발 등 인기제품들을 출시해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농심은 1971년 첫 라면 수출을 시작으로 1981년 일본 동경사무소 설립, 198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 1996년에는 한-중 수교로 기회가 열린 중국 상해에 법인을 세우고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1998년 중국 청도, 2000년 중국 심양, 2005년 미국 LA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나섰다. 최근에는 호주, 베트남에도 법인을 설립해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성장에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2.6% 증가한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103.4% 증가한 16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라면과 스낵 등 국내 주력사업 선전과 해외 사업 성장에 따른 것이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 승계 수순

신동원 농심 부회장 © 뉴스1

신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은 유지한다. 주총 전 열릴 예정인 이사회 안건으로 신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대한 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신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세 아들 신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도 사실상 마쳤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2003년 농심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신설했다. 현재 상장, 비상장, 해외법인 계열사 총 35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국내 계열사 19개, 상장사는 농심홀딩스, 농심, 율촌화학 등이 있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최대주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이 고령인 탓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사실상 후계 구도는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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