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재난지원금’ 정치일까, 실질일까…당정 격돌예고

뉴스1

입력 2021-02-03 05:19 수정 2021-02-0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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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17/뉴스1

‘불과 5시간.’

지난 2일,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맞춤형 선별’과 ‘전 국민 보편’ 지급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여당 대표 연설에 재정당국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가 반대 뜻을 밝히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하는 정치권과 재정당국 사이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전 국민 지원금으로 경기 진작을 도모하자는 여당과, 그러기에는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당국 간 의견은 좀체 절충점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만큼 당정은 앞으로 관련 협의를 추진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전망이다. 이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실제 지급 여부는 이런 우여곡절이 어떻게 풀려 나가는지에 달리게 됐다.

홍 부총리는 앞선 1~3차 재난지원금 협의에서는 소신을 고집하다가 끝내 여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 방안을 논의하면서는 총리로부터 “여기가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는 질책도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강직한 자세로 협의에 임할 것임을 예고하듯 홍 부총리는 “기재부를 향한 어떤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겠다”고 강조했다.

◇與, 4차 재난지원금 추진…洪 “3월에야 협의 가능” 제동

전날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을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지금 3차 지원금 지급이 한창이고 3월이 돼야 마무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4차 지원금은) 경기 동향도 짚어보고 올해 슈퍼예산 집행 초기단계인 재정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2월 추경 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여진다”고 적었다.

이어 “모든 정책 결정에는 비용이 따르고 제약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면서 “얼마 전 우리 재정 상황을 두고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본 적이 있는데 재정을 너무 쉽게 본 진중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구상이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 여건상 무리라고 지목하는 듯한 발언이다. 그 전까지 정치권에서는 전 국민 보편과 맞춤형 선별의 병행 추진에 무게를 싣고 있던 상황이었다.

세간에서는 전 국민과 선별 지원금의 병행 지급이 현실화한다면 필요한 추경 규모는 역대 3위 수준인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홍 부총리의 이번 반기는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재정 건전성이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을 막아 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국민’ 실질 효과는?…“4달간 매출 4조원↑, 한계도 뚜렷”

홍 부총리 지난해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하면서 그 이유로 빠듯한 국고 상태를 든 바 있다.

하지만 재정 건전성이 악화돼도 경기 진작 등 비용 대비 효과성이 입증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을 살피는 부총리로서 이같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실제 효과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지금까지 나온 분석에 따르면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올 여지가 많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 봄철에 보편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은 지원금을 주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 경우와 비교해 5~8월 신용카드 매출액을 4조원 정도 증대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중앙정부·지자체가 지급한 보편 재난지원금 약 11조~15조원의 26~36% 수준이다. 나머지는 부채를 상환하거나 저축하는 데에 쓰였다는 것이 연구원 설명이다.

약 30%의 소비진작 효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 측면에서 따져야 한다. KDI에 따르면 이 정도 효과는 대만·미국을 비롯한 해외 사례와 유사 내지는 우수한 수준이면서, 국내의 통상적인 이전지출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반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면 서비스업과 외식업은 거꾸로 지원금 지급에 따른 매출 증대 혜택을 많이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가구·마트 등 내구재와 필수재가 주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드러나 보완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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