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명창고’ 물려주는 식량안보에 관심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입력 2021-02-03 03:00 수정 2021-02-03 07:23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코로나19 시대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다. 202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선정되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작년 3월 이후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식량의 생산·운송·소비 전 과정에 걸쳐 차질이 발생했다. 농번기 인력 수급이 어려워졌고, 각국은 식량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국에서도 식료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식량을 공급했다. 성숙한 국민 의식과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많은 이들의 수고와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110kg 정도 곡물을 소비하는데 이 중 쌀이 59kg, 밀은 32kg, 콩은 6kg 수준이다. 쌀은 자급이 가능하지만 밀 자급률은 1% 내외, 콩은 26% 남짓에 불과해 국제 곡물 위기에 취약한 구조다. 국제 곡물 가격 등 대외적 여건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 남미 지역 가뭄 등으로 콩이나 옥수수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 가격이 상승해 식량안보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식량안보는 국가의 존립,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정부는 곡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관계 기관, 전문가 그룹과 국내외 곡물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업계와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식량위기를 안보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주요 곡물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전반에 걸친 중장기 로드맵도 구축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작년 말에 발표한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이다.
제2의 주식인 밀은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해 품종부터 재배·수확·보관·유통까지 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좋은 품질의 밀을 생산하고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수요처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콩은 논콩 재배단지를 중심으로 계약재배를 도입하는 등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성이 높은 우량 농지를 보전하고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 9월, 유엔 ‘식량 시스템 정상 회의(2021 Food System Summit)’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단위의 종합전략을 수립 중이다. 농업이 환경에 기여하고,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 단위의 자급력을 높이면서 취약계층의 먹거리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우리의 따듯한 밥상을 지키고 미래세대에게 풍요로운 생명창고를 물려주기 위해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이다.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와 함께 전 국민의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드린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식량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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