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목숨 앗아간 과속-안전띠 미착용

세종=지명훈 기자

입력 2021-02-02 03:00 수정 2021-02-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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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영덕고속도로서 승합차 전복
건설인부 12명 탑승… 5명은 부상
운전자 제외한 11명은 벨트 안 매


1일 오전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 방향 남세종 나들목에서 전복된 승합차. 뉴스1

1일 오전 8시 21분경 대전 유성구와 세종 금남면 경계 지점인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 방향 남세종나들목(당진기점 85km 지점)에서 스타렉스 승합차 1대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최모 씨(47) 등 7명이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5명도 다쳐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7명은 모두 대전성심병원에 안치됐고 부상자는 대전 을지대병원 등 4곳으로 분산됐다. 차에 타고 있던 12명 모두 건설현장 노동자들로 사망자 6명을 포함한 10명은 중국인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승합차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나들목 램프를 돌다 도로변 왼쪽의 하이패스 안내 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은 뒤 중심을 잃고 전복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남세종나들목(IC) 인근에 설치된 한국도로공사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2차로를 달리던 사고 차량이 앞서가던 벤츠 승용차를 추월한 뒤 급하게 나들목 쪽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사망자와 부상자가 많았던 것은 탑승자 대부분이 안전띠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당한 운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탑승자 11명 전원은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차량 제원상 일단 정원 초과는 아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탑승자들은 건설현장에서 철근 일을 하는 40, 50대 인부들이었다. 이날 오전 4시 반경 전북 남원으로 일을 하러 가다가 비로 인해 작업이 취소돼 되돌아오는 길이었다. 빗길인데도 갈 때는 시속 120km, 올 때는 106km로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의 스타렉스 차량은 모든 창문이 떨어져나갔고, 파편들이 도로변에 나뒹굴었다. 주변에는 일할 때 착용하는 안전모와 장갑, 음료수, 먹을거리가 널브러져 있었다.

소방당국과 도로공사는 사고가 나자 인원 70여 명과 차량 10여 대를 동원해 사고 현장을 수습했지만 오전 한때 남세종나들목 진입이 막혔다. 경찰은 CCTV 녹화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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