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게임 IP로 금융-車 등과 협업… 넥슨, 매출 3조시대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2-02 03:00 수정 2021-03-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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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게임산업]<3> 초일류 게임기업 꿈꾼다

넥슨은 지난해 모바일게임 ‘V4’(왼쪽 사진)와 ‘메이플 스토리’ 등 신구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3조 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넥슨 제공


“초일류 게임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서겠다.”(이정헌 넥슨 대표이사)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인 넥슨이 인재와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올해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국내외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게임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지식재산권(IP) 등 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1일 넥슨에 따르면 지난해 넥슨의 매출은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연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은 2조5323억 원으로, 이미 2019년 전체 매출(2조6840억 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넥슨은 2019년 회사 매각 추진, 신작 게임 부진, 해외 시장 진출 지연 등의 악재가 이어지며 ‘위기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 나라: 연’ 등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3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넥슨 측은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는 과감히 포기하고, AI 등에 투자하며 내실을 다져 나갔던 전략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초격차’를 통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IP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새로 개발한 IP를 적용한 모바일게임 ‘V4’는 국내 앱 마켓 상위권에 올랐으며, 세계 150여 개국에 서비스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과거 인기를 끌었던 IP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여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게임 외 분야에서 IP를 활용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라인프렌즈,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합작해 인기 게임 IP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콘텐츠 제작사 샌드박스네트워크에 투자해 넥슨의 IP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육성 등에 나서기로 했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AI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AI 인텔리전스랩스 인력을 지난해 초 200명에서 최근 약 450명까지 확대했다. AI를 활용해 게임 내 비속어 채팅, 불법 프로그램, 게임 내 결제 도용 등을 막기 위한 범죄 탐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과 협약을 맺고 AI와 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등 게임과 금융의 결합에도 나서고 있다.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보고 올해 개발 직군 초봉을 800만 원 인상한 5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비개발 직군 초봉도 4500만 원으로 올리는 등 넥슨 직원 전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올려줬다. 지난해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의 대졸 신입 사무직 근로자 평균 연봉이 3347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정헌 대표는 사내공지를 통해 “경쟁력 강화 비책에 대해 일회성 격려보다 체계적인 연봉 인상을 통한 인재 경영 강화로 결론을 내렸다”며 “국내 IT업계 최고 대우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해외 게임 시장 공략에도 재시동을 걸고 있다. 넥슨은 최근 10년 동안 매출의 평균 65%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나 지난해에는 5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모바일용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진출을 계속 추진하고, 카트라이더를 콘솔용으로 개발해 북미 시장에 선보이는 등 해외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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