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 감독 “의상 7500벌로 화려한 리젠시 시대 사교계 재현”
이호재 기자
입력 2021-02-01 14:34:00 수정 2021-02-01 15:44:55


그의 말대로 드라마의 성공을 이끈 건 리젠시 시대의 매력이다. 사교계의 화려함을 강조하기 위해 드라마의 8개 에피소드엔 드레스, 상의, 망토, 모자 등 총 7500개의 의상 소품이 등장한다. 주인공 다프네 역을 맡은 배우 피비 디네버는 100여 벌의 드레스를 입으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모든 의상이 이 작품만을 위해 제작됐을 정도로 공과 돈을 들였다. 뒤센 감독은 “의상 한 벌 한 벌이 전부 예술작품에 버금간다고 생각한다”며 “의상에 드라마의 정체성을 녹여내 생동감 넘치고 화려한 의상들이 탄생했다”고 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 역시 흥행 요소다. 시청자들의 귀에 익숙한 최신 팝을 클래식으로 편곡해 작품 속에 녹여낸 것. 주인공이 연회장에 들어설 땐 미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아리아나 그란데의 ‘땡큐 넥스트’(thank u, next)의 클래식 버전이 울려 퍼진다. 미국 록 밴드 마룬5의 ‘걸스 라이크 유’(Girls Like You)의 오케스트라 편곡도 연회의 흥을 돋운다. 그는 “작품에선 클래식 음악을 재기발랄하게 재해석해봤다”며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기 때문에 절대 전통적인 시대극처럼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드라마는 2007년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미국 뉴욕 맨해튼 최상류층 자녀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가십걸’의 19세기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화려한 배경에 운명적 사랑을 가미한 로맨스물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따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뒤센 감독은 “스캔들과 가십이 등장하지만 결국 이 드라마는 사랑에 관한 것”라며 “본인의 정체성과 꿈을 찾아 헤매는 여성과 남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후속 작품에 대해선 “올해 런던에서 시즌2를 촬영할 계획”이라며 “브리저튼 가문의 자녀 8명을 모두 조명할 수 있는 스토리로 찾아오려고 한다”고 했다.

―줄리아 퀸의 원작 소설 첫 편을 읽고 나서, 연달아 다른 편들까지 읽을 정도로 빠져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드라마화기로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입니까.
“원작을 처음 접하고 저는 사치와 타락, 아름다움과 화려함으로 점철되었던 시기인 리젠시 시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았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저는 일종의 도피를 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대극 장르를 정말 좋아하지만 장르의 특성상 자칫 고루하거나 보수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브리저튼을 제작하면서는 제가 항상 꿈에 그려온, 그리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시대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르의 매력적인 요소는 그대로 살리면서 신선한 감각을 더해야 했죠.”
―소설을 드라마화면서 가장 공을 들인 인물과 장면은 무엇입니까.
“브리저튼 가족의 개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형제간의 실없는 대화와 농담들, 어머니인 바이올렛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 뒤의 강인함까지. 원작의 팬 분들도 드라마에서 이런 요소를 느끼시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물론 다프네와 사이먼의 감동적이고 강렬한 러브스토리도 중요했죠. 특히 첫 번째 시즌은 이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진행이 되는 만큼 둘의 서사를 최대한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규칙이 넘쳐나는 사교계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고증이 필요했을 듯 합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역사가들의 컨설턴트를 받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있었습니까.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많은 자문위원들, 그리고 연구진과 협업했습니다. 하나 그레이그 박사님께서 에티켓에 대한 자문을 해주셨는데, 매 촬영에 함께하시면서 현장에서 리젠시 시대에 맞는 디테일을 정확하게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배우들에게 올바르게 무릎을 굽혀 인사하는 법도 가르쳐 주셨고요. 특히 식사 장면을 찍을 때 큰 도움을 받았는데요, 따라야 할 규칙이 정말 많았습니다. 식탁에 앉는 방식부터 식사 매너, 음료 리필을 요청하는 법, 하인들이 접객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요. 모든 자문위원들로부터 귀한 조언을 얻었죠.”
―화려한 사교계를 구현하기 위해 총 7500벌 의상을 동원하고 유명 쥬얼리 전문가들과 작업을 했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저희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분이 엘렌 미로즈닉 의상 디자이너였는데, 의상의 퀄리티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업계 최고의 인재를 섭외하고자 했습니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의상은 저희가 브리저튼 만을 위해 제작한 것들입니다. 전부 맞춤으로 제작되었고요. 미로즈닉 디자이너님과 의상팀이 사실상 이 시리즈만을 위한 의상실을 만든 셈이죠. 정말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의상 한 벌 한 벌이 전부 예술작품에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 의상에 드라마의 정체성을 녹여내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는데, 그 결과 생동감 넘치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섹시하면서 신선한 의상들이 그 분들의 손끝에서 탄생했습니다.”
―레이디 휘슬다운의 소식지는 현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역할처럼 보입니다. 모든 상황을 꿰뚫고 있는 화자 레이디 휘슬다운의 매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레이디 휘슬다운의 펜촉은 엄청난 위력을 지녔습니다. 이 전지적인 내레이터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글의 힘입니다. 단 한 명의 여성이 전하는 가십이 어떻게 여론을 바꾸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불러일으키는지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마치 오늘날 타블로이드 잡지와 신문, SNS가 지닌 영향력처럼요.”
―180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 팝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미국 뉴욕 맨해튼 최상류층 자녀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가십걸’의 19세기 판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물론 시리즈에서 스캔들과 가십이 등장하지만, 결국 이 드라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19세기 런던, 리젠시 시대의 사랑과 관계에 대한 발랄하고 대담한 해석이죠. 똑똑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자주 깊은 고민에 빠지는, 본인의 정체성과 꿈을 찾아 헤매는 여성과 남성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즌2 촬영 및 공개 시기가 궁금합니다. 총 8권으로 구성된 작품은 8개 시즌으로 제작할 계획입니까.
“올해 런던에서 시즌2를 촬영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 시즌의 결론이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고 끝냈기에 시즌2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드디어 말씀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습니다. 브리저튼 가문의 자녀 8명을 모두 조명할 수 있는 스토리로 찾아오려고 합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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