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재 속 故이건희 회장 ‘불교式 백일재’ 엄수

뉴스1

입력 2021-02-01 10:36 수정 2021-02-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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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왼쪽 세번째)과 손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왼쪽 두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고 이 회장 100일재에 참석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지난해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불교식 ‘백일재’(百日齋)가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천년고찰’ 진관사에서 엄수됐다.

앞서 고인이 사망한 이후 매 7일째마다 일곱번에 걸쳐 명복을 비는 ‘49재’가 치러진 곳에서 100일째 되는 날에 맞춰 불교식 전통을 갖춘 백일재까지 진행되며 이 회장에 대한 ‘탈상’(脫喪)까지 끝났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총수일가는 이날 오전 9시44분쯤 고 이건희 회장 백일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에 차례대로 도착했다.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린 홍 전 관장은 흰색 소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49재 당시에도 홍 전 관장은 흰 소복을 입고 있었다.

특히 홍 전 관장 옆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뒤이어 벤츠를 이용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렉서스를 타고 이부진 사장이 백일재가 열리는 현장에 도착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백일재는 오너 일가만 참석한 채 완전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말 열렸던 장례식, 영결식에 참석했던 삼성그룹 전·현직 사장단 등 임직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49재 때는 이 회장의 손주 7명이 자리를 지켰으나 이날 백일재에는 이 부회장의 아들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는 서울시에서 적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의 영향으로 ‘5명부터의 사적모임 금지’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족 모임과 관련해서 거주공간이 동일하지 않은 가족이 모일 경우 49재나 탈상 등의 제사에도 4명까지만 참석이 가능하다.

백일재는 49재와 함께 불교의 전통식 제사의례다. 49재가 사람이 죽은 후 7일 간격으로 7번에 걸쳐 재를 지내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이라면 백일재는 이름 그대로 별세한 지 100일째 되는 날 치러지는 탈상 의미를 담은 제례다.

불교 전통에 맞춰 고인이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것으로 이날을 끝으로 이 회장에 대한 제례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백일재를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49재와 비교한다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면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삼성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부회장은 49재 당시엔 두 자녀와 함께 팰리세이드를 타고 진관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이 합장한 채 사찰 관계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백일재에는 이 부회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이날 백일재와 관련해 별도로 전달한 메시지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49재에도 참석했던 이 부회장이 이날 백일재에 함께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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