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도 10배 높은 코로나 진단면봉 개발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2-01 03:00 수정 2021-0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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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율 높인 나노섬유 면봉
바이러스 양 적어도 검출
‘음성 판정’ 오류도 최소화


미국 연구팀이 일반 의료용 면봉보다 흡수력이 뛰어난 초흡수성 나노섬유 면봉을 개발했다. 나노레터스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를 지금의 진단검사용 면봉보다 10배 높은 민감도로 잡아내는 새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감염됐는데도 바이러스 양이 부족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위음성’ 문제를 해결할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징웨이 셰 미국 네브래스카대 의료센터 교수팀은 일반 의료용 면봉보다 흡수력이 뛰어난 초흡수성 나노섬유 면봉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에 1월 27일(이하 현지 시간) 소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자를 더 빠르게 확인하는 진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의 진단검사는 면봉을 코, 목구멍 안에 깊숙이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방식을 이용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감염 초기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의 양이 적어 면봉에 묻어 나오지 않아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는 ‘위음성’이 종종 발생한다. 스위스 베른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영국 퀸메리대 등 공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위음성률이 2∼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셰 교수팀은 바이러스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나노섬유 면봉을 개발했다. 전기장에서 섬유를 길고 가늘게 뽑는 기술인 ‘전기방사법’을 이용해 젤리 등에 사용하는 투명한 단백질인 ‘젤라틴’으로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 굵기의 가는 나노섬유를 뽑았다. 그런 다음 진단검사용 면봉 솜과 유사한 가로 0.5cm, 세로 1cm로 나노섬유를 쌓아 올려 플라스틱 막대에 부착했다.

나노섬유 면봉은 기존 면봉보다 단백질이나 세포, 박테리아, DNA, 바이러스 흡수율이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종전보다 10분의 1 농도에서도 검출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셰 교수는 “나노섬유 면봉은 검사의 민감도를 끌어올려 잠재적으로 많은 질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러스를 더 많이 묻히기 위해 면봉을 코나 목 깊숙이 넣을 필요가 없어 검사를 받는 사람의 불쾌감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면봉 외에도 코로나19 진단 속도를 끌어올릴 신기술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시 조커스트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24일 마스크 착용자의 호흡이나 타액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마스크 부착형 스티커를 공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몸속에서 형성되는 프로테아제 단백질을 스티커가 감지하면 색깔이 변하는 원리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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