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서브 받던 테니스 선수에게 멈춰있는 골프공은 장난?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1-29 03:00 수정 2021-01-29 03:2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테니스 선수 출신 스타 골퍼 화제, 두 종목 스윙 방식에 큰 차이
“공을 맞힌다는 원리-감각은 비슷” 랭킹 7위 출신 피시, 골프 수준급
US아마 테니스 준우승 코르다… LPGA 통산 6승 우승 거두기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에서 유명인 부문 우승을 차지한 테니스 선수 출신 마디 피시(40·미국)가 테니스 선수 시절 가랑이 사이로 공을 치는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통산 7승을 거두며 남자테니스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피시는 골프에서도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테니스와 반대인 왼손으로 골프 스윙하는 모습. 동아일보DB

25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우승은 제시카 코르다(28·미국)에게 돌아갔다. 프로암대회 형식으로 열린 이 대회의 유명인 부문 우승자는 테니스 선수 출신 마디 피시(40·미국)였다.

나란히 우승 트로피를 안은 코르다와 피시는 테니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코르다의 아버지는 1998년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챔피언인 페트르다. 딸 코르다도 고교 시절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테니스 유망주였다. 테니스와 골프를 병행했던 그는 한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골프에 집중해 17세이던 2010년 퀄리파잉(Q)스쿨 준우승으로 2011년 LPGA투어 풀시드를 획득했고, 이듬해인 2012년 개막전으로 열린 호주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포함해 이번 우승까지 LPGA 통산 6승을 올렸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피시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통산 7승을 올렸다. 테니스 선수를 하면서도 2011년에는 몇몇 골프 대회에 출전하며 골프 선수로의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오른손잡이 테니스 선수인 그는 골프는 왼손으로 친다.

흔히 골프와 테니스는 스윙 메커니즘이 달라 상극인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타점을 앞에 두고 때리는 테니스와 달리 골프는 팔을 최대한 몸 쪽에 붙여 쳐야 하기 때문. 테니스는 포핸드의 경우 한 손으로 라켓을 휘두른다. 테니스를 오래 치다가 골프를 하면 한 손 의존도가 심하게 돼 훅성 구질이 나오기 쉬워 방향성이 나빠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코르다나 피시처럼 오히려 정확한 볼 스트라이킹에 도움이 되며 섬세한 쇼트게임 감각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많다.

최근 NH농협은행과 2년 후원 계약을 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간판 문경준(39)은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문경준은 고교 1학년 때까지 테니스 선수로 뛰었다. 개인 사정으로 테니스를 그만둔 문경준은 대학교 2학년 때 교양과목 이수를 위해 접한 골프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담당 교수이던 이문영 교수(현 문경CC 대표)의 추천으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고, 2006년 겨울 KPGA투어 시드권을 획득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2019년 KPGA 제네시스 대상을 받았다. 문경준은 “테니스를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7∼8년간 고강도 체력훈련을 했던 게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공을 맞힌다라는 원리와 감각이 비슷해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비거리도 좋고 방향성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강자로 이름을 날리다가 일본 투어에 건너가 상금왕에 올랐던 안선주도 테니스에서 골프로 바꿔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