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뭐 입지?]봄을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상쾌하고 활기찬 ‘그린 에너지’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입력 2021-01-29 03:00 수정 2021-0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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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에 잘맞는 ‘아보카도 그린’
안정감-치유-재생 의미하는 색… 코로나19로 우울한 분위기 전환
민트-화이트 조합 경쾌한 느낌… 그레이와 편안하게 연출할수도


르베이지 제공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올해 첫 달도 벌써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가 시작되고도 계속되는 거리 두기와 추위로 이미 삶의 에너지를 꽤 써버린 듯 느껴진다. 생기와 활력을 전하는 긍정적 에너지가 그립다.

색(色)은 다수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집단적 의식을 드러낸다. 색채 심리적 관점에서 보자면 색은 온도, 무게감, 거리감 등을 가지며 어떤 특별한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푸른색은 톤에 따라 우울함과 외로움을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침체된 기분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우울함과 불안함이 분노의 감정으로 격상되면서 ‘코로나 레드’라는 말이 통용되거나 암울한 현실에 좌절한다는 ‘코로나 블랙’ 등이 회자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색으로 집약돼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색채 연구소 팬톤이 발표한 2021년 트렌드 컬러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어쩌면 ‘이러이러한 컬러가 유행할 것이다’라는 전망은 다수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바라는 것들이 투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팬톤은 올해의 컬러로 생기 넘치는 태양의 힘이 스며든 듯한 ‘일루미네이팅’과 안정감을 상징하는 ‘얼티밋 그레이’ 두 가지 컬러의 조합을 제안했다. 두 가지 컬러를 선정한 이유는 견고한 신뢰감을 상징하는 그레이의 근본적인 힘과, 낙천적이고 즐거움을 표현하는 희망적인 옐로가 만나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라 한다.

패션과 뷰티 업계는 발빠르게 올해의 컬러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전례 없는 불안의 시기가 빠르게 끝나고, 긍정적인 미래를 하루속히 돌려받는 것일 것이다.

에잇세컨즈 제공
노란색은 색채 심리에서 낙천주의와 젊음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명확함을 의미해 종종 주의를 환기시키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눈을 빠르게 지치게 하기 때문에 패션에 적용할 때는 지나친 주목성을 유의해야 한다. 그레이 계열의 재킷과 하의로 컬러를 맞춘 후 옐로 계열의 스웨터나 머플러를 선택해 전체적인 연출에 포인트를 주는 정도로 활용하는 편이 적당하다. 톤다운되거나 파스텔톤의 옐로를 선택하면 컬러 연출이 보다 손쉬워진다. 옐로는 그레이 계열 외에도 따뜻한 계열인 베이지와도 잘 어울린다. 편안하고 기분 좋은 컬러 조합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보는 것도 좋겠다.

팬톤은 컬러를 통해 다가올 낙관주의적 미래에 주목했지만 불안과 우울의 시기를 겪으며 입은 내상을 추스리고 온전히 회복하는 것도 우리의 숙제로 남아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서는 올 봄여름 시즌의 트렌드 컬러로 회복과 재생을 의미하는 ‘아보카도 그린(AVOCADO GREEN)’을 제안한다. 아보카도 그린은 신선한 아보카도에서 연상되는 그린 계열의 컬러들을 말하는데, 자연에서 유래한 컬러로 안정감과 치유, 희망을 의미하고 지속가능성을 상징한다. 또한 성장과 재생의 색이며 건강, 자연, 상쾌함 등의 긍정적 이미지와 관련이 깊다. 문제 해결을 돕고 평온함을 이끈다는 점에서는 불안을 해소하고 긴장을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엠비오 제공
잘 익은 아보카도 과육을 연상시키는 따뜻함을 머금은 라이트 옐로와 라임 그린, 껍질 부분의 올리브 그린과 청량함을 주는 라이트 그린에 이르기까지 아보카도 그린 컬러끼리 조합하면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올리브 그린의 상의는 그레이나 베이지 등 차분한 톤과 연출하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워크웨어 무드를, 자연에서 옮겨온 듯한 짙은 브라운 톤 하의와 조합하면 세련되고 우아한 셋업 무드까지 연출할 수 있다.

빈폴 라이트 그린 하이러시 스니커즈. 빈폴 제공.
민트가 섞인 옅은 그린 톤은 지금부터 다가올 봄까지, 청량하고 신선한 연출을 돕는다. 워싱한 소재나 따뜻한 기모 소재에 어울리는 파스텔 계열의 컬러는 편안하고 은은한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화이트나 아이보리와 함께 스마트한 캐주얼 조합을 구성해 보는 것도 좋겠다. 활력이 느껴지는 라임 그린은 가벼운 스니커즈나 티셔츠의 로고 프린트 등에 포인트 컬러로 사용되어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란스미어 제공
색은 본능적으로 인간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또 우리의 기분이나 행동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직 봄을 말하기엔 다소 이르다. 다만 색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서라면 우울함과 무력감을 떨치고 마음의 겨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활기 가득한 봄의 색상을 미리 입는 것만으로도 한층 생기와 활력 넘치는 삶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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