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디즈니플러스 우리랑 손잡자” 러브콜 경쟁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1-27 03:00 수정 2021-01-2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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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OTT 3분기 서비스 시작
통신사들 ‘넷플릭스 효과’ 확인
일부 “제휴효과 낮을 것” 신중론




글로벌 콘텐츠 공룡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품으려는 이동통신 3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등 인기 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를 크게 늘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디즈니의 이름값 때문에 몸값이 부풀려져 있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26일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한국 서비스는 올해 3분기(7∼9월) 중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12월 “2021년 동유럽과 한국 등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통 3사 모두 디즈니 측에 제휴 계약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통해 가입자 증가 효과를 본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던 KT는 유료 방송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을 앞세워 디즈니 측과 협상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넷플릭스를 앞세운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디즈니플러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디즈니와의 제휴는 이통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1월 미국 등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868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도 친숙한 마블 시리즈, ‘겨울왕국’ 등 애니메이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등을 앞세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며 자체 콘텐츠 독점에 나서기도 했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제휴로 가입자가 늘고 유료방송 가입자당 월매출(ARPU)이 상승한 것처럼 디즈니플러스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제휴 효과가 기대보다 낮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협상 주도권을 쥔 디즈니 측이 제시한 조건들이 이통사에 불리하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OTT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디즈니플러스와 경쟁할 넷플릭스는 ‘킹덤’ ‘스위트홈’ 등 국내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이용자를 확보했다.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콘텐츠 제작을 위해 국내에 콘텐츠 제작 법인을 세우는 등 약 8000억 원을 투자했다. 반면에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디즈니 콘텐츠들의 인기 순위는 예상보다 높지 않다”며 “한국 이용자들이 디즈니만을 보기 위해 따로 가입할지 의문이 나오는 지점”이라고 전했다.

요금도 관건이다. 디즈니플러스가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건 저렴한 요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디즈니플러스 기본 요금은 월 6.99달러로 최저 월 8.99달러에서 시작하는 넷플릭스에 비해 낮다. 이통사 관계자는 “제휴 형태에 따라 요금 수준이 달라지겠지만, 국내에선 가격 메리트가 작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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