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요양병원 원장이 본 ‘디지털 헬스케어’ “한국 성장가능성 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1-27 03:00 수정 2021-01-2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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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 북]디지털 헬스케어 전쟁
“규제완화 등 개선 필요”


노동훈 카네이션병원 원장이 최근에 출간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일반인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쓴 ‘디지털 헬스케어 전쟁’이라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저자가 현직 요양병원 원장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노동훈 카네이션요양병원 원장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가 맞춤의료, 예방의료, 예측의료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또 전 세계 각국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하는지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경기 의정부시 카네이션요양병원에서 노 원장을 만나 이 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책을 쓴 계기는….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산업계가 큰 지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해외 의료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받아들여 새로운 의료가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한국 의료시장은 조용하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의 발전된 의료가 대한민국 의료를 강제로 개항해, ‘의료 식민지’가 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됐다. 해외의 발전된 디지털 헬스케어를 알려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

―한국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의 헬스케어 분야 상위 100개 기업이 한국으로 이전한다면 63개 회사가 규제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시적 원격진료를 허용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종료 이후 제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의사와 제약사, 보험회사 등 이해관계자 논의 없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도 시장 규모가 작고, 단일 의료보험 제도와 저수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책 제목이 ‘디지털 헬스케어 전쟁’이다. 왜 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나….

“실제로 해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전쟁터와 같다. 애플과 구글 등 대기업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은 ‘올 오브 어스(All of us)’란 프로젝트로 100만 명의 건강 정보를 모으고 있다. 해외 기업과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미리 알고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키고 병원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을 작동하는 등 준비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 비해 늦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의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전쟁이란 표현을 썼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내용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고려했다.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한 잘 설명하기 위해 비교적 흔한 질환과 즉각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기를 중심으로 쉽게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이 못 하고 사람만 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강조했다.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독서 및 타인에 대한 공감을 예로 들었다. 독서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발전이 가능하며, 그 바탕에는 공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전망은 어떤가.

“한국은 제조업과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정도로 인프라를 구축한 나라는 드물다.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과 창의성이 바탕이 된다면 ‘K-디지털 헬스케어’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해 관계자의 갈등 조절과 규제 완화, 신의료 도입에 대한 제도 개선 등 스타트업이 마음껏 활동할 공간만 마련된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그 결과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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