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 조기발견이 최선

조선희 기자

입력 2021-01-27 03:00 수정 2021-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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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동맥류로 가는 혈류 차단해 치료
합병증 위험 고려해서 결정해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가 뇌동맥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제공

뇌졸중, 특히 뇌동맥류 파열과 같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까지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어 인지하기 어렵다. 특히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어려운 질환 중 하나로 손꼽힌다.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젊은 사람이 급사를 했다면 2가지의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심근경색과 뇌동맥류 파열”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근경색은 비교적 유병률이 높고 과로, 고혈압 등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요인, 즉 위험요소들이 명확하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한 반면 뇌동맥류 파열은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질환”이라며 “예방보다 발생 시 올바른 조치와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뇌 자기공명영상(MRA)이 정기검진에 포함되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성 증가, 스트레스, 과도한 흡연 및 음주 등이 원인이다.

최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가능성이 치료 후 합병증보다 높을 경우 치료를 권장하고 있지만 환자 상태에 따른 의료진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라며 “뇌 속 시한폭탄이라 불리고 있는 만큼 조기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뇌동맥류 치료는 크게 코일색전술과 개두술이 있다. 코일색전술은 다리 혈관을 통해 동맥류에 혈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채우는 방법이다.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시술이긴 하나 동맥류의 모양이 잘록하지 않을 경우 코일이 빠져나올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개두술은 두부의 피부와 뼈를 절개한 뒤 동맥류의 목을 클립으로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시행돼 온 만큼 안정성이 높으며 숙련된 외과의는 최소한의 절개, 심지어 머리카락을 깎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하다.

동맥류 치료방법 결정 시 외과의로서 △치료가 필요치 않은 동맥류를 무리하게 치료를 하는 것 △본인이 수술을 잘한다고 해 코일색전술이 가능함에도 수술을 유도하는 것 △이와 반대로 코일색전술을 시행하면 오히려 수술보다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코일색전술을 강행하려는 것 등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최 교수는 “환자도 두부를 절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코일 색전술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코일색전술은 개두술에 비해 혈전성 합병증(뇌경색) 발생 비율과 재발 가능성이 높고 MRA를 통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등 수술법마다 각기 장단점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두부 절개 여부를 떠나 시술·수술 후 치료 효과와 합병증 발생 확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개두술과 색전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의 조언을 받아 치료 계획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 교수는 “뇌동맥류 파열은 지주막하출혈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뇌출혈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라며 “하지만 종류와 양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MRA를 통해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유산소 운동과 채소 위주의 식단을 실천하는 등 평소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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