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국민 생명 지키는 데 주안점 둬야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2021-01-27 03:00 수정 2021-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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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난해 3월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봉사를 하며 느낀 소회를 바탕으로 대응방안에 대해 4가지 정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보여주기 식 ‘쇼’는 안 된다. 코로나19 대응은 국민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따르면 2020년 초과 사망률이 6%가량 증가해 약 2만 명에 가까운 숫자라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의료에 밀려 일반 환자들이 예년에 비해 2만 명 더 사망했다는 의미이다. 코로나19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권역별 국립 감염병 전담병원’을 설립해야 된다. 우선은 전국의 공공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여 운영하되 코로나19 의료시스템과 일반 의료시스템 ‘투 트랙’으로 분리 운영해야 한다.

두 번째로 코로나19의 대응은 정치가 아니다. 대응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입국자의 입국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 초기, 의협과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의 중국 입국 제한 조언을 등한시한 결과 국민들의 생명과 생계에 큰 고통을 줬다. 또다시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초기 의협과 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선제적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구입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늦었다. 국민에게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켰다. 정부는 다른 국가가 백신을 맞는 것을 보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백신 구입을 서두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에게 책임 회피로 들렸다. 이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국민 무료접종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세 번째, 코로나19 대응은 계엄령 하듯이 실시하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 과학적 방역의 논리여야 한다. 왜 아는 사람은 5명 이상 앉을 수 없는가? 왜 오후 9시 이후는 안 되고, 오후 9시 이전은 되는가? 왜 어떤 장소는 앉을 수 없고, 어떤 장소는 앉을 수 있는가? 의학적 근거가 무엇인가?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 방역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밀집, 밀접, 밀폐 등 의학적 과학적 기준을 잡아 국민들에게 설득을 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팬데믹뿐 아니라 멘털데믹과 이코노데믹에도 대비해야 한다. 연구조사에 의하면, 작년 4월 국민의 절반이, 작년 9월에는 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불안과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제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로 확산되는 코로나 레드까지 등장했다. 절망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또 우리는 코로나19에 따른 불안, 우울, 분노뿐만 아니라 경제 파탄으로 절망하는 이들도 보살펴야 한다. 국민을 경제적 파탄으로 내모는 것은 국가적 폭력이다. 서민 경제 파탄에 따른 자살은 국가적 타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뿐 아니라 이코노데믹(econodemic) 즉 코로나 경제 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생계의 위협에 놓여 있고 생명의 위협에 놓여 절망으로 내몰린 국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기대해본다.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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