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전통 방식 고수 깊은 맛과 풍미 지닌 장류

정승호 기자

입력 2021-01-26 03:00 수정 2021-01-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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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설 선물]강진 ‘전통 장류’

전통 장류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 부녀회원들이 생산한 발효장 선물세트.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은 전통 장류의 명맥을 50년 넘게 이어가는 유서 깊은 곳이다. 1960년 백정자 씨(81·여)가 해주 최씨 종갓집 종부로 들어오면서 시어머니에게서 배운 집안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백 씨는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65호다. 신기마을 부녀회와 함께 만든 메주와 장류의 맛과 우수성이 입소문이 나면서 강진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신기마을은 찬 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매일 40kg들이 콩 45가마를 삶는다. 주민들은 겨울철 삶은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 한 해 동안 메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콩은 25t 정도. 콩은 모두 강진에서 재배된 것이다.

메주를 짚으로 묶어 발효실 바닥에 10일 동안 놔둔다. 발효실 황토 바닥의 온도를 45도로 유지하는 등 옛날 구들방에서 메주를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발효된 메주는 25∼30일 정도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건조된다. 이후 메주를 씻어 천일염으로 간수한 물에 띄운다. 장독대 900개에 담긴 메주는 50일 동안 천일염의 맛을 품게 된다. 1000도 이상에서 구워낸 전통 옹기는 외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통기성과 방부성을 높여 더욱더 깊고 구수한 전통 장맛을 완성한다.

신기마을 부녀회원들은 1984년부터 메주와 장류를 만들어 판매했다. 전통 장류의 체계적인 관리와 위생적인 생산 유통을 위해 2005년 강진전통된장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브랜드 ‘담가온’을 출범시킨 전통 장류 생산 후계자인 강진전통된장영농조합 최진호 대표(56)는 “수십 년간 이어져 내려온 전통 방식을 유지하면서 깊은 맛과 풍미를 지닌 장류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현대식 공정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강진전통된장영농조합은 설 선물세트로 2만∼9만 원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만1000원짜리는 된장(250g), 쌀귀리고추장(250g), 청국장분말(125g)이 들어 있고 3만7000원짜리는 된장(1kg), 고추장(1kg), 전통간장(0.5L)으로 구성돼 있다. 9만 원짜리는 옹기에 든 된장(1kg), 고추장(1kg)과 유리병에 든 간장(475mL)이 포장돼 있다. 구입 문의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 강진군 초록믿음직거래지원센터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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