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증여 바람에… 10세 이하 ‘금수저 주주’ 151명

박희창 기자 ,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01-25 03:00 수정 2021-01-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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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넘게 보유한 어린이도 28명

국내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10세 이하의 어린이 ‘주식 부자’가 15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지분 가치가 10억 원 이상인 주주도 30명 가까이 됐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현재 대주주의 자녀, 손자녀 등 특수관계인 중 10세 이하 주주는 모두 15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130명보다 21명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금액은 1인당 평균 8억7000만 원이었다. 평가금액이 1억 원이 넘는 주주는 91명, 10억 원이 넘는 주주는 28명이었다.

어린이 주식 부자가 늘어난 것은 최근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주주들이 아들, 딸을 건너뛰고 손자, 손녀에게 바로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3세에게 주식을 증여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어린이 주주의 지분 가치가 1년 새 200% 넘게 뛰기도 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 엘앤에프, 수소차 부품업체 상아프론테크의 7세 주주들의 평가액은 각각 10억6000만 원(321%), 9억 원(231%) 증가했다.

주식 증여가 늘면서 미성년 주주들이 배당받는 금액도 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배당소득을 올린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17만294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배당소득 총액은 2889억 원이었다.

이 중 태어나자마자 배당소득을 올린 0세 배당소득자도 427명(배당금액 총 3억9100만 원)이나 됐다. 또 배당소득 상위 0.1%인 미성년 172명의 배당액은 871억78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5억 원을 받았다.

박희창 ramblas@donga.com / 세종=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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