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홍보 지휘하는 ‘베트남 영웅’ [스포츠&비즈]

정윤철 기자

입력 2021-01-20 03:00:00 수정 2021-01-20 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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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세이브 칠드런’ 프로젝트 지원

베트남 아이들을 돕는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박항서 감독. 동아일보DB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베트남의 영웅’ 박항서 감독(62). 그는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히 진행 중인 사회 공헌 활동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2018년)과 동남아시아경기(2019년) 우승 등 사령탑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박 감독은 베트남 아이들을 돕는 그라운드 밖 선행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휴식을 위해 지난해 12월 귀국한 박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축구 대표팀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이라며 “마찬가지로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기브 어 드림(GIVE A DREAM)’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베트남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공과 골대 등 장비를 지원했다. 베트남 북부 하장시 등에서 네 차례 열린 행사에서 박 감독은 축구 클리닉을 통해 ‘원 포인트 레슨’도 했다. 그는 “재능이 있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파파 박 세이브 칠드런’ 출범식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마스크를 소개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왼쪽 사진). 박 감독이 출범식에서 한국 기업 제품의 판매 대금 중 5%를 베트남 심장병 환자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축구 클리닉 등 오프라인 행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박 감독은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트남 아이들을 돕는 동시에 베트남 내 유통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파파 박 세이브 칠드런(Papa Park Saves Children)’ 프로젝트를 지난해 12월 착수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현지 유통업체와 연계해 베트남에 소개하고 여기서 발생한 판매 대금의 5%를 베트남 심장병 환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방안을 고민했다”며 “내게 많은 사랑을 준 베트남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으면서 조국인 대한민국의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베트남 하노이의 빈컴 센터에서는 1차 프로젝트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한 강원도 중소기업들의 상품(마스크, 건강보조식품 등)이 판매됐다. 박 감독은 식품을 시식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며 상품을 홍보했다. 1차 프로젝트 상품은 행사 이후에도 하노이강원도상품관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선희 강원도유통업협회장(56)은 “박 감독님이 베트남에서 구축한 좋은 이미지가 우리 기업들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추가 참여를 원하는 기업과 지자체 관계자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출범식 당일 판매 수익의 5%와 개인 기부금을 합친 5억 동(약 2400만 원)을 베트남 국영방송 VTV가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심장병 환자의 수술비로 사용된다. 박 감독은 “출범식을 VTV에서 촬영하는 등 성황리에 행사가 완료됐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기업과 협력해 베트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달 말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함께 새로운 성공 신화에 도전한다. 올해 베트남은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3월 재개되는 가운데 베트남은 G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차 예선은 각 조(총 8개 조) 1위가 최종예선으로 직행하며, 각조 2위 중 성적 상위 4개국이 최종예선에 합류한다. 박 감독은 11월에는 동남아시아경기, 12월에는 스즈키컵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박 감독은 “내게 많은 사랑을 준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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