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사기 조심… 소비자 피해 1년새 2배로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1-19 03:00 수정 2021-01-19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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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작년 집계
전체 피해 줄었지만 코로나 확산에… 마스크 등 방역용품 피해는 늘어
돈만 받고 연락 끊거나 불량품 보내… 市 “안전결제 수단 보강 필요”



지난해 3월 서울에 거주하는 A 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마스크 1장당 2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가 공개한 계좌로 15만 원을 보냈다. 판매자는 A 씨에게 “다음 날 오전에 우체국 택배로 보내겠다. 송장은 오전 8시에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 후 판매자가 이틀째 문자메시지에 답변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A 씨는 이 판매자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했다.


○ 마스크·손소독제 관련 온라인 사기 급증

지난해 1분기(1∼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마스크나 손소독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A 씨처럼 관련 제품 판매 사기를 당하거나 불량품을 받았다는 등의 전자상거래 피해 신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오픈마켓에서 발생한 마스크, 손소독제 관련 피해 신고도 2019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해 운영하는 시 전자상거래센터(ecc.seoul.go.kr)에 지난 한 해 동안 총 8985건의 피해 상담이 접수됐다. 2019년(1만152건)보다 11.5% 감소한 수치다.

전체 피해 신고는 감소했지만 유독 마스크, 손소독제 등 코로나19 방역물품 관련 피해 신고는 크게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관련 피해가 5203건으로 전체 피해 신고 중 57.9%를 차지했다. 오픈마켓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스크, 손소독제 관련 피해가 2019년 941건에서 2020년 1787건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2, 3월 부실업체들이 대거 오픈마켓에 입점해 위생용품 등을 취급하면서 피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고 시기별로는 3월이 1407건(1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월(1228건·13.7%), 1월(948건·10.6%) 순이었다. 지난해 마스크, 손소독제 등 코로나19 용품 피해 접수 건수의 약 40%가 1∼3월에 집중된 셈이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계약 취소나 반품, 환불 지연이 6526건으로 전체의 64.3%를 차지했다. 이어 운영 중단, 폐쇄, 연락 불가는 1611건(22.6%), 계약 변경·불이행이 600건(6.7%)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9년 249건에 그쳤던 ‘계약 변경·불이행’ 피해는 2020년 약 1.4배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손소독제 구매가 급증하면서 판매자가 임의로 다른 상품을 보내거나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품을 보내지 않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재택근무 늘면서 피해 품목도 변화

재택근무가 늘면서 피해 품목에도 변화가 있었다. 의류 등은 2019년 46.8%에서 2020년 32.3%로 14.5%포인트 줄었고 신발 및 패션잡화도 같은 기간 17.1%에서 10.0%로 7.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가구·생활·주방용품은 3.1%에서 5.2%로 늘었다.

서울시는 앞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직거래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픈마켓에 판매 제품을 올려놓거나 SNS 계정에 제품을 홍보하며 직접 계좌 이체를 하라고 권유한 뒤 돈을 챙겨 잠적하는 식이다.

윤대진 시 소비자보호팀장은 “SNS 쇼핑 피해를 막기 위해 구매 안전장치가 포함된 결제수단이 도입되거나 외국계 SNS 플랫폼 사업자의 고객센터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 접수된 인터넷쇼핑몰 10만여 곳의 사업자 정보와 소비자보호 관련 정보를 ‘별표’로 등급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주선 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지난해 접수된 피해 사례의 35.8%(3220건), 총 5억8325만 원이 소비자에게 환불 및 배상 처리되도록 지원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단속으로 소비자 피해를 막고 피해자는 체계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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