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넘게 급락·대장주 삼성전자 악재…위태로워진 ‘삼천피’

김자현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1-18 17:40 수정 2021-01-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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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간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파죽지세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던 코스피가 이틀째 2% 넘게 급락해 3,000 선이 위태로워졌다. 동학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 계열사들 주가가 출렁인 영향이 크다. 최근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조정장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동학개미 매수 줄자 하락 폭 벌어져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급락한 3,013.93에 마감했다.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대 하락이다.

동학개미들은 이날도 5797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나 홀로’ 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주 코스피가 0.12% 하락했던 11일 4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각각 2478억 원, 3115억 원어치를 매도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8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서는 “하락장에서 ‘물 타기’ 매수를 해야 하느냐”, “당장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하느냐”는 고민들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는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을 것”이라며 우려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대표 종목들도 일제히 내렸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LG화학(―1.53%) 삼성SDI(―4.21%) 카카오(―2.29%) SK이노베이션(―3.81%) 등 15개가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1월부터 최근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단기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 정책 등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 대장주 삼성전자 악재에 충격 커져

이날 증시 하락 폭이 커진 데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도 한몫 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장 초반 1%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선고 소식에 3.41% 하락한 8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도 7% 가까이 급락했고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3% 넘게 내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공백 장기화가 이어지면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 악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출렁일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하락세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데다 기업 실적 등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개인을 중심으로 부풀었던 기대감이 일부 현실화되면서 과도하게 올랐던 부분을 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길게 보고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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