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세탁기 배수관 ‘특수’…철물점 ‘품절 사태’
뉴스1
입력 2021-01-17 07:43 수정 2021-01-17 07:43
서울 동남·서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성산로에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1.1.12 © News1
“관리사무소에서 다용도실 배수관이 언다고 일주일 넘게 세탁기를 못 돌리게 하는데 더 이상은 못 버티겠네요. 철물점에서 배수관 연결 호스 사서 욕실로 세탁기 물을 빼내 빨래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한파 때 철물점에서 세탁기 배수관을 10미터 구매해 세탁기에 연결했다. 인근 철물점에는 배수관이 품절된 상태라 자동차로 10분 넘게 떨어진 철물점에서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
최근 A씨처럼 세탁기 배수관을 구매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파 탓에 그냥 세탁기를 돌리게 되면 배수관이 얼고 저층 세대엔 역류 피해를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한파가 찾아오면 하루에도 서너차례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달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저층세대 주민이 역류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까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빨래 계속 안할 수도 없고…” 세탁기 배수관 판매
계속된 강추위에 세탁기 배수관처럼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제품들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겨울철 스테디 셀러 제품인 배터리충전기 등 동파 예방 물품들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주 간(1월7일~1월13일) 세탁기 배관용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대 835%까지 증가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30% 이상 늘었다. 계속 빨래를 미룰 수 없는 소비자들이 세탁기 배수관을 연장, 욕실로 물을 빼내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에누리 가격비교에서도 세탁기배관용품 매출(12월31일~1월13일)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 증가했다.
오래된 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동파피해가 더 크다. 노후된 수도관, 계량기 등이 줄줄이 동파되면서 해빙기를 보유한 인테리어 사장님들은 밀려드는 수리 요청에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서울 강동구 B인테리어 업체 사장은 “한참 추웠던 지난주에는 예약이 밀려 수리를 나가는데 적어도 3일 이상은 걸렸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스노우체인·부동액 등 차량용품과 난방가전 판매도 대폭 증가
이외에도 전국적인 폭설로 인해 자동차 월동용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 따르면 자동차 바퀴에 끼우는 스노우 체인 판매(1월7일~1월13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90%나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50% 이상 늘며 갑작스런 폭설에 대비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배터리가 방전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배터리충전기의 판매도 전년 대비 840% 늘었다. 차량 앞유리에 낀 성에를 제거하는 성에제거기 판매도 485% 증가했고 시린 손을 녹여줄 핸들커버의 판매도 181% 뛰었다.
에누리닷컴 조사(12월31일~1월13일)에서도 배터리 충전관련 용품은 전년 대비 283% 늘었고, 스노우 체인 역시 227% 상승했다.
에누리닷컴 관계자는 “최근 한 주 사이 수도권에 두 차례에 걸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달 월동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강추위가 찾아오면 차량 월동용품에 급작스럽게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지금부터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실내를 따뜻하게 해줄 방한용 가전제품의 판매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에누리닷컴의 최근 2주 간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전기 히터와 라디에이터, 온풍기의 판매가 각각 336%, 332%, 294%씩 뛰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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