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 “난 핵펀치 갖춘 아웃복서”

정윤철 기자

입력 2021-01-13 03:00 수정 2021-01-1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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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女오픈 우승 이끈 골프장비 관심

지난해 12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김아림. 휴스턴=AP 뉴시스
“저는 핵 펀치를 가지고 있는 아웃복서입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처음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아림(26)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출전권을 따낸 그는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핵 펀치’인 드라이버 샷과 ‘아웃복서’처럼 홀을 영리하게 공략할 수 있게 하는 아이언 샷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5cm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는 김아림의 강력한 무기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평균 259.5야드)에 올랐던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한 US여자오픈에서 평균 255.8야드로 4위에 자리했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드라이버를 찾은 것이 장타의 비결이었다. 김아림은 지난해 8월부터 핑골프의 ‘G425 LST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핑골프 관계자는 “관용성과 비거리가 뛰어난 드라이버다. 헤드에 3개의 웨이트 포지션(무게 추 장착 위치)이 갖춰져 있어 구질 변화 기능이 향상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아림이 사용하는 핑골프의 ‘G425 LST 드라이버’(왼쪽 사진)와 미즈노의 ‘JPX921 투어 아이언’. 핑골프·미즈노 제공
비거리를 좌우하는 요소는 클럽 및 볼의 스피드, 론치앵글(임팩트 직후 공이 날아갈 때의 초기 발사각), 스핀 등이다. 핑골프는 데이터 측정 등 세심한 클럽 피팅으로 비거리 향상을 도왔다. 김아림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102∼105마일(볼 스피드는 시속 150∼153마일)이다. 통상 국내 선수들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98∼100마일 정도다. 론치앵글이 13∼14도인 김아림은 클럽 피팅과 스윙 교정 등을 통해 지난해 초 2400rpm(분당 회전수)이었던 스핀 양을 지난해 말 2200rpm까지 낮췄다. 핑골프 관계자는 “클럽 스피드가 빠른 선수일수록 론치앵글이 높고 스핀 양이 적어야 공의 체공(滯空) 시간이 길어져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에서 김아림은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69%·공동 5위)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2018년부터 미즈노와 아이언 계약을 맺고 있는 김아림은 “미즈노의 ‘JPX921 투어 아이언’은 효율적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게 하는 나만의 무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격감이 좋고 안정성이 뛰어난 아이언 덕분에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당시 까다로운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김아림은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고 한다. 미즈노 관계자는 “US여자오픈 출국 직전 3개월 만에 클럽 점검을 받으러 온 김아림의 클럽 페이스가 굉장히 많이 닳아 있어 놀랐다. 연습량이 아주 많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여자 선수들의 아이언 사용 기간은 1, 2년 정도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김세영)부터 LPGA투어 신인왕을 휩쓸고 있다. 올해는 김아림이 신인왕 계보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아림은 “LPGA투어는 오랫동안 꿈꿔 왔던 무대다.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고 골프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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