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질주… 작년 국내 판매 114% 급증

김도형 기자

입력 2021-01-12 03:00 수정 2021-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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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입차 27만4859대 등록
독일 등 유럽 브랜드 80% 넘고 일본 자동차 점유율 절반 감소
포르셰 등 초고가 판매도 급성장


지난해 연간 판매 기록을 새로 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 브랜드 점유율이 8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브랜드의 초강세 속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여전히 1,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조용히 실속을 챙긴 건 폭스바겐그룹이었다. 아우디, 포르셰 등 고가 브랜드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차 점유율은 2019년의 절반 수준까지 급락했다. 대표적인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일본 차 판매는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일본 차 추락하자 유럽 브랜드가 8할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새로 등록된 수입차는 27만4859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019년(24만4780대) 대비 12.3% 늘었다. 수입차협회 미가입사인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지난해 1만 대 넘게 팔린 걸 감안하면 30만 대에 육박하는 수입차 판매량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유럽 브랜드 위력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9년 75.2%에서 지난해 80.5%까지 올라갔다. 2017년에 72.7%였던 유럽차 점유율이 독일 3사와 스웨덴 볼보가 선전하면서 80% 선을 넘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3위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인 △메르세데스벤츠(7만6879대) △BMW(5만8393대) △아우디(2만5513대) 순으로 집계됐다. 메르데세스벤츠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소폭(―1.6%) 감소했지만 아우디는 전년 대비 무려 113.9%, BMW는 32.1% 판매량이 증가하며 국내 시장을 호령했다.

유럽 차 선전의 배경에는 일본 브랜드의 급격한 몰락도 한몫했다. 렉서스, 도요타, 혼다 등을 앞세운 일본 차는 2016년 이후 국내에서 꾸준히 15∼2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만여 대를 파는 데 그치며 점유율이 7.5%에 그쳤다. 2019년(15.0%)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일본 브랜드는 2019년 한일 무역갈등 이후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면서 마케팅이 크게 움츠러들었다. 일본 고급차를 대표하는 렉서스는 8900여 대 판매에 그쳤고 닛산과 인피니티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공식 철수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수년째 국내에서 변변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채 할인 프로모션 정도에 의존하고 있다.


○ 폭스바겐그룹 고급 브랜드 ‘폭풍 성장’

수입차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초고가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도 눈에 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는 지난해 7779대를 팔면서 2019년(4204대) 대비 85.0% 증가했다. 대당 1억 원이 넘는 모델이 즐비한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포르셰보다 더 비싼 가격대인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는 296대를 팔면서 전년 대비 129.5%,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303대를 팔면서 전년 대비 75.1% 판매량이 늘었다. 모두 과거 ‘디젤 게이트’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폭스바겐그룹 브랜드다.

올해도 수입차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급 세단 위주에서 대중적인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만2798대를 판매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11일 올해 1만5000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를 비롯한 국산차 가격이 갈수록 오르면서 수입차의 가격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여러 브랜드가 기존보다 작은 차량들과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을 늘리면서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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