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의 실전투자]‘디딤돌’ 되는 서울 아파트 아직 남아있어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입력 2021-01-08 03:00 수정 2021-01-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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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대출은 5억 이하, 보금자리론은 6억 이하 집 가능
올 서울아파트 입주물량 1만9577채… 작년 4만351채의 절반 수준에 그쳐
공급 방안 안나오면 상승 가능성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A 씨(36)의 올해 목표는 서울에서의 내 집 마련이다. 청약통장을 갖고 있지만 가점이 낮아 대출을 받아서라도 아파트를 장만할 계획이다. 하지만 남편은 그간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하자고 한다. 그런데 올해도 집값과 전셋값 모두 오르는 분위기라 불안감이 크다.

올해도 집값이 계속 오를지, 내 집 마련은 언제 하는 게 좋을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을 간절하게 바랄 테지만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계속 올라 그 희망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9년 12월보다 13.06% 올랐다. 같은 기간 단독과 연립주택도 각각 6.81%, 8.18% 올랐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아파트 가격도 9.65% 상승했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금리와 돈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통화량(M2·광의통화)은 3150조 원을 넘었다. 저금리로 시장에 풍부하게 풀린 돈이 주택 시장으로 유입되면 집값 상승을 자극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있는 만큼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집값 상승의 주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시장은 애덤 스미스가 강조한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움직인다. 주택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집값도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임대차 2법’이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게 현재 시장 상황이다.

무주택자들이 특히 주목해서 봐야 할 지표는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9577채로 지난해(4만351채)의 절반 수준이다.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부담금 등으로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공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공 부문만으로 충분한 공급을 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게다가 강력한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 매물이 잠겨 있는 ‘동맥경화’ 상태라 기존 주택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결국 확실한 공급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올해 집값도 지난해처럼 상승할 것이다. 서울 집값은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에 각각 2∼3%, 전·월세 가격은 반기마다 3∼4%씩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집값은 반기마다 1∼2%, 전·월세 가격은 2∼3%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자금 계획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좋다.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매수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은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디딤돌대출을 받으려면 주택 가격이 5억 원, 보금자리론은 6억 원 이하여야 한다.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에서도 4억, 5억 원대로 매수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아직 남아있다. 대중교통 사각지대로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지만 향후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구축을 주목하되, 이왕이면 대단지 중심으로 보는 게 좋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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