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멸망할 지경, 큰 두려움”…중대재해법 합의 與野에 성토

뉴시스

입력 2021-01-06 16:22:00 수정 2021-01-06 16:25:0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10개 경제단체, 중대재해법 제정에 대한 경영계 입장 긴급 발표
소공연 회장 "코로나 장기화로 소상공인 멸망할 지경에 와 있다"
김기문 회장 "회장 하는 동안 가장 강도 높은 법안…큰 두려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10개 경제단체는 여야 정치권이 오는 8일 처리에 합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재고해달라고 6일 호소했다.

특히 대한건설협회, 소상공인연합회는 건설사나, 소상공인들이 중대재해법 제정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곧 도래할 것”이라거나 “소상공인들이 멸망할 지경에 와 있다”고 반발하는 등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10개 경제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제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긴급 발표했다. 이날 회견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참여했다.


경제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입장문을 통해 “경영계가 그동안 뜻을 모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단을 수차례 호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제정을 합의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업들이 경영난을 수습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추진으로 기업들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거듭 피력했다.

경제단체들은 이어 오는 8일 중대재해법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입법안 가운데 사업주 징역 하한규정을 상한 규정으로 바꾸고 ▲중대재해로 인한 사업주 처벌 기준을 최소한 ‘반복적인 사망사고’의 경우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사업주 의무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 의무를 다했을 때는 면책할 수 있게 해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중대재해법의 처벌조항에서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 모두 징역형 하한선을 ‘1년 이상’으로, 벌금형은 하한선을 없애는 대신 상한선을 상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정부 협의안의 2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10억원의 벌금형에서 완화된 기준이다. 여야는 오늘 8일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요 경제단체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회견에서 소상공인연합회, 대한건설협회는 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국내외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건설업이 중대재해법 제정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건설 현장이 (국내외에) 한 두 곳이 아니다. 대형업체는 한 업체당 300개에 육박한다”며 “국내외를 합쳐 건설현장이 12만개”라고 말했다. 이어 “CEO가 일일이 이들 현장을 챙길 수 있나. 그것도 해외 현장까지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곧 도래할 것“이라며 ”(법 제정을)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김상수 회장은 이어 정부 산업안전 정책의 방향 전환도 주문했다. 그는 “선진 외국이 왜 사고가 적은지 볼 필요가 있다”며 “그들은 예방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도 산업안전 정책을 예방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를 상대로) 안전투자 인센티브를 주거나, 적정 공사비 확보 등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사들의 경우 현 수준의 공사비로는 관급 공사의 수지를 맞추기 힘들어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공사를 강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여야가 처벌의 수위만 강화하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도 여야 정치권의 중대재해법 처리 합의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이 멸망할 지경에 와 있다”며 “우리가 받아들일 여건은 하나도 갖춰지지 않았다. 소송인들은 이 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수차례 얘기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다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한다. 소상공인 배려를 특별히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임용 회장 직무대행은 이어 “제가 엘피가스 업종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법으로 돼 있다”며 “저희는 양벌(규정)이다. 규정이라는 게 있어서 충분히 지키고 있는데도 사고가 나서 적용받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이 분야 규제가 이미 강한 데, 중대재해법까지 처리되면 소상공인들은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제가 중기중앙회장 하는 동안 가장 강도 높은 법안”이라며 “이렇게 경제계가 호소하는 이유는 정말로 기업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663만 중소기업인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추진으로 경영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최소한 기업이 현장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업할 수 있도록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