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에도 고객만족도 역대 최고

박지원 기자

입력 2021-01-06 03:00 수정 2021-01-06 04:4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2020 국가고객만족도 조사]316곳 조사… 전년 대비 0.4% 상승
삼성물산 1위… 톱9 중 7곳이 병원


한국생산성본부는 2020년 국내 75개 업종, 316개 기업(대학)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를 조사한 결과 전년(76.7점)에 비해 0.3점(0.4%) 상승한 77.0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고객중심 경영에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316개 조사대상 기업 중 1위는 아파트 업종의 삼성물산(85점)이 차지했다. 고객만족도 톱 9에는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병원 7개, 도시철도의 대구도시철도공사가 포함됐다.

경제부문별 고객만족도 수준을 살펴보면 14개 경제 부문 중 전년 대비 7개 경제 부문은 상승, 5개 경제 부문은 정체, 2개 경제 부문은 하락했다.

2020년 가장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한 경제 부문은 ‘건설업’으로 전년 대비 2.4%(1.8점) 올랐다.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은 1.7%(1.3점) △‘정보통신업’은 1.6%(1.2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1.4%(1.1점) △‘금융 및 보험업’은 1.2%(0.9점) △‘내구재 제조업’은 0.6%(0.5점) △‘비내구재 제조업’은 0.4%(0.3점) 상승했다.

건설업 가운데 아파트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77점으로 전년 대비 2점(2.7%) 올랐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파트 건설업 또한 제품과 서비스 측면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구 내·외부의 미세먼지 알림 및 저감 시스템 적용, 분양현장에서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사이버 본보기집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재택근무 확산, 외부활동 감소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고객만족도 또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래미안은 가구 내 공간 케어 및 에어컨 필터 청소 등 입주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헤스티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물산 제공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부문의 렌터카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1점(1.3%) 상승한 78점을 기록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렌터카 등록대수가 2020년 하반기 사상 최초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나 출장 용도의 단기 렌터카 수요는 줄었으나 대중교통에 대한 불신으로 장기 렌터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렌터카 업체들이 보험료 대납,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차량 관리 서비스 등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장기렌터카에 대한 만족도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문의 병원 업종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1점(1.3%) 상승한 80점이다. 올해 각 병원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일반 진료의 동선 분리, 입원 환자의 면회 제한, 철저한 개인 방역지침 안내 등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국민들 사이에 ‘덕분에 챌린지’ 등이 확산되며 병원의 이미지를 높였고 이는 고객만족도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 및 보험업 부문의 생명보험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2점(2.7%) 상승한 77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설계사의 영업 및 고객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영향으로 신속하게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내구재 제조업 부문의 준중형승용차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79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2017년 76점에서 3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로 올해 준대형, 대형 등급과 만족도 평가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모바일 QR코드 사전 문진 시스템을 도입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반면 2020년에 NCSI 점수가 하락한 경제부문은 ‘교육 서비스업’과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총 2개 부문이었다.

교육 서비스업의 경우 2020년 국립대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3점(3.9%) 하락한 74점으로 조사됐다. 사립대는 2점(2.7%) 하락한 73점, 전문대는 4점(-5.6%) 떨어진 6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가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부문의 세무행정 업종 고객만족도는 2017∼2018년 최고 점수인 76점이었지만 2019년 1점 하락한 75점으로 조사됐고 2020년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경찰행정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1점 하락한 75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0년 조사에서는 1위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3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1개로 집계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줬다.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0점에서 최저 68점의 분포를 보이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는 12점으로 조사됐다.


세계 30개국이 신뢰하는 ‘고객만족 측정지표’




국가고객만족도(NCSI)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만족 수준을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로 기업을 넘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조사·발표되고 있다.

1998년 39개 업종, 176개 기업, 4만795표본 조사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는 NCSI 1위 기업에 대한 인증식을 개최했고 2008년에는 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총 75개 업종, 316개 기업, 8만8032표본을 조사했다.

NCSI는 미국과 유럽 20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0개국 이상이 동일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신뢰성을 갖춘 ‘글로벌 지수’이다. 이로써 국가 간 경쟁력 비교가 가능할 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NCSI 모델에는 고객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3개의 선행변수인 고객기대수준, 고객인지품질, 고객인지가치가 있다.

고객기대수준은 고객이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다. 고객인지품질은 고객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이며 고객인지가치는 지불한 가격 대비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평가다. 이들의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한 결과가 고스란히 고객만족도에 반영된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