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에 눈 먼 40대, 동거남 두고 다자녀 남성과 ‘위장결혼’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04 14:19 수정 2021-01-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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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남 두고 2자녀 둔 30대와 혼인신고
고시원 위장전입한 국가유공자 유족도


해당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시스

장기가 끊어질 만큼 학대당하다 숨진 ‘정인이 사건’의 가해 양부모가 아파트 청약 가산점을 위해 정인이를 입양했다고 의심 받고 있는 가운데, ‘다자녀청약’을 위해 위장 결혼한 40대가 덜미를 잡혔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부정청약 현장점검 결과, 총 197건의 부정청약이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위장전입 134건 △청약통장 매매 35건 △청약자격 양도 21건 △위장결혼, 위장이혼 7건이다.

또한 가점제 부적격자를 고의로 당첨시키거나, 부적격, 계약포기에 따른 잔여 물량을 임의 공급하는 등 3개 분양사업장에서 사업주체가 총 31개 주택을 불법 공급한 정황도 적발됐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동거남 두고 세 자녀 둔 30대와 혼인신고…당첨직후 이혼
2명의 자녀, 동거남과 함께 살던 A 씨는 자녀 3명을 둔 B 씨(30대 남성)와 입주자모집 공고일 한 달 전 혼인신고하고 주민등록을 합친 후 높은 가점으로 수도권 분양 주택 청약에 당첨됐다.

국토부는 현장조사에서 B 씨와 B 씨의 자녀 3명이 입주자 모집 공고일 직전 A 씨의 주소지에 전입해 당첨된 직후 원 주소지로 전출한 상황을 적발했다. 두 사람은 당첨 직후 이혼했다. A 씨 주소지에 A 씨, B 씨 각각의 자녀 5명, 40대 남성 C 씨 등 총 8명이 전용면적 49㎡(약 15평) 소형 주택에서 주민등록을 같이하는 등 위장전입 정황도 발견했다.


고시원 위장전입한 국가유공자 유족…수도권 청약 노렸다
다른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 유족 30대 D 씨는 입주자모집 공고일 직전 수도권 내 고시원으로 단독 전입한 후 수도권 분양주택의 국가유공자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분양계약을 체결한 뒤엔 원래 주소지로 다시 이전했다.

당첨확률 높은 청약통장 사들여 부정청약도
가족 6명과 같이 거주하는 40대 E 씨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F 씨의 주소지로 전입해 수도권 내 분양주택에 가점제로 청약 신청해 당첨됐다.

E 씨는 F 씨를 대리해 청약신청 및 분양계약을 했으며 위임장 등에 서로 친족관계가 아닌데도 친족인 것으로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E 씨는 청약가점이 높아 당첨확률이 큰 F 씨의 청약통장을 사들인 뒤, 위장전입하는 부정청약으로 당첨됐다고 의심받고 있다.

당첨자 명단 조작…가점제 부적격자 불법 당첨
수도권에 거주하는 30대 G 씨는 결혼을 하지 않고 단독 세대주로 있는데도, 수도권 내 분양주택에 가점제로 청약 신청하면서 부양가족 6명이 있는 것으로 허위 기재해 당첨됐다.

가점제 청약 당첨자의 경우 당첨 이후 사업주체가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통해 신청내역이 적정한 지 검증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사업주체는 G 씨를 부양가족 수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 추첨제 당첨자로 명단을 관리하면서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사업주체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해당 사업장에서 총 11명을 부정 당첨시켰다. 11명의 당첨자 중 일부는 주소지가 동일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수사 결과에 따라 위반행위자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부정청약으로 얻은 이익이 1000만 원을 초과하면 최대 그 이익의 3배까지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미 체결된 주택공급 계약도 취소됨은 물론, 향후 10년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도 제한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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