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아닌 작품으로 만나는 ‘이우환’

김민 기자

입력 2020-12-29 03:00 수정 2020-12-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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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김복기 교수 ‘이우환 세계’ 담은 책 발간
10년간의 작품 활동 다뤄


미국 워싱턴 허시혼미술관에서 2019년 열린 이우환 개인전에 선보인 작품 ‘관계항’. 에이엠아트 제공
“2019년 프랑스 퐁피두 메스 센터의 이우환 개인전을 가보니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최윤정 파라다이스재단 이사장 말고는 한국인이 한 명도 없었어요. 르코르뷔지에가 건축한 라투레트 수도원에서 전시가 열릴 때도 한국인은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을 보러 온 건축학도뿐이었습니다.”

미술평론가인 김복기 경기대 교수는 최근 이우환 작가(84)의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책을 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1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 개인전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며 국제 미술사로 편입한 손꼽히는 동시대 한국인 작가지만, 늘 가격 이야기만 앞설 뿐 ‘비평’은 절대적으로 빈약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출간된 책 ‘Lee Ufan―무한의 예술’(에이엠아트)은 국내외 필자들의 평론과 해외 전시의 현장 리뷰, 작가의 육성 인터뷰를 묶었다. 특히 구겐하임, 베르사유 개인전에 비해 덜 알려진 퐁피두 메스 센터(2019년), 디아비컨(2019년), 허시혼미술관(2020년) 등의 미공개 전시 화보가 풍부하게 실렸다.

김 교수는 “이우환의 작품이 시장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을 사는 사람들은 ‘이름만 높다’는 정도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지난해 뉴욕 디아비컨 미술관에 이우환 코너가 생기는 등 의미 있는 일이 많았지만 근 10년간 그의 활동을 다룬 새로운 저서가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우환의 해외 전시 현장을 직접 찾았던 김 교수는 그의 작품이 최근 10년간 좀 더 ‘수다스러워졌다’고 했다.

“일본에서 활동할 적에는 축소 지향적인 사회 분위기를 닮았다가, 베르사유부터 야외 공간을 과감하게 활용하면서 이야기를 자꾸 만드는 경향이 돋보입니다. 이우환 선생도 최근 유럽의 전시에서 더 재미를 느낀다고 이야기하더군요.”

100쪽 분량인 책에는 김 교수는 물론이고 독일의 미술사학자 질케 폰 베르스보르트발라베, 미국의 미술사학자 바바라 로즈, 프랑스 퐁피두 메스 큐레이터인 장마리 갈레,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 알렉산드라 먼로, 한국의 미술사학자 심은록 씨의 작품론이 실렸다. 이우환의 인터뷰와 작가 에세이도 만날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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